마윤서2
지난 CBS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마윤서는 한국 남자 국가대표의 차세대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다. 2020.11.16 /수성고 제공

3개 대회 석권 '명가 재건' 주인공
서브로 상대라인 공략 '최고 장점'
"대한항공 곽승석처럼 성장 목표"


2020111601000642300033122
"모두 함께 즐기며 웃으면서 시합에 나설 거예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올해 진행된 4개 대회 가운데 3개 대회를 석권한 '배구 명가' 수원 수성고에 국가대표급 인재가 육성되고 있어 화제다.

 

지난 1984년 배구부를 창단한 수성고는 1999년 대통령배 우승을 시작으로 손석범·오욱환·구본왕·함용철 등 뛰어난 선수들을 배출해냈다.

특히 김학민은 졸업 후 인천 대한항공을 거쳐 지난 시즌부터 의정부 KB손해보험에서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수성고는 수년간 전국체육대회를 포함한 전국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 지난해 CBS배 전국남녀중고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전국체전 도대표 선발전에서도 정상에 올라 '명가 재건'에 도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월부터 단체 훈련이 전면 금지됐지만 수성고 배구부 선수들은 출전할 수 있는 모든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 컨디션을 유지했다. 그 결과 지난 8월 종별선수권대회와 지난달 해상왕국 소가야배 중고대회 그리고 CBS배 중고대회까지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활약상에는 김장빈 감독과 신희섭 코치의 지도력도 중요했지만, 상대 진영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리는 팀의 2학년 레프트 마윤서의 활약상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마윤서는 조만간 유스 국가대표 12명에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마윤서의 장점은 강력한 서브다. 그의 정확한 서브는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 놓는다. 한 경기에서 많은 서브 득점을 올리지는 않지만 변화무쌍한 공의 변화에 상대 팀은 리시브가 불안해 속공 및 세트 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없게 한다.

마윤서는 CBS배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데 이어 안산 OK금융그룹에서 장학금 수여자로 선정되는 등 미래가 촉망되는 차세대 '기대주'로 발돋움했다.

마윤서는 16일 "올해 초 코로나19 때문에 2~3개월가량 운동하지 못해 어려운 시기(한해)가 될 줄 알았다. 집에서 쉬다가 다시 훈련장에 와서 적응 훈련을 하는 데 힘들었다"며 "의외로 대회가 잘 풀리고 우승까지 차지해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1개 대회(춘계대회)를 빼고 모두 이겼는데, 내가 잘해서 우승한 게 아니라 형들과 동생들이 모두 함께 잘해줬기 때문"이라며 "감독님도 특정 학년만 경기장에 나서게 하는 게 아니라 1~3학년 고루 기회를 줘 우리 팀이 더 강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정 선수 위주로 출전을 약속하지 않기 때문인지 수성고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선수 풀(18명)을 보유한 학교로도 유명세를 탔다.

마윤서는 "우리 팀은 훈련할 때에도 즐거운 분위기 속에 조직력을 바탕으로 연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며 "언제 어떤 선수가 새로이 들어와도 골고루 잘 소화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교 졸업 후 일단 대학으로 진학해 학식을 더 쌓은 뒤 태극마크 획득은 물론 프로무대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마윤서는 "최종 목표는 한국 최고 실력을 보유한 곽승석(대한항공)과 같이 성장하고 싶다. 공격시 상대의 빈 곳을 보고 연타를 때리는 모습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