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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실적, 57만TEU에 크게 못미쳐
B/C도 1.065에서 재검증 땐 0.274
"인천신항 계획됐음에도 중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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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인운하 수요예측 재조사, 타당성 재조사 및 적격성 조사' 보고서를 통해 경인항(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2011년도 29만4천TEU(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2020년도 57만5천TEU, 2030년 93만3천TEU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보고서는 경인아라뱃길 사업 추진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해운항만물류정보센터 통계를 보면 경인항은 개항 첫해인 2012년도 컨테이너 실적이 1만410TEU에 그쳤고, 지난해 2만7천318TEU와 올해 9월 현재까지 1만9천543TEU(예측치의 2.09%) 등 거의 변화가 없었다. 특히 2020년도 실적은 올해 잔여 물동량이 추가된다 해도 애초 예측치의 3%에도 못 미칠 것이 유력하다.

아라뱃길 개통 이후 해양수산부는 '2016~2020 전국항만기본계획'에서 경인항의 2020년도 물동량을 KDI 예측치의 10%가 안 되는 4만6천TEU로 예측했는데, 현실은 이 예측치마저도 채우지 못하고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2009년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KDI 경제성 분석이 과장됐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지만, 과거 경인운하 재검토를 결정한 바 있는 감사원은 KDI가 타당성을 부풀렸다고 볼만한 사항이 없고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KDI 보고서는 경인아라뱃길 건설사업의 비용대비 편익(B/C) 비율이 '1.065'에 달한다고 결론 냈는데 예상은 빗나갔다.

KDI는 화물 육로수송이 수상수송으로 바뀌면서 6천827억원의 교통혼잡완화 편익이 발생한다고 분석했으나 경인항 인천터미널 컨테이너 부두는 운하 갑문 바깥에 위치, 수상수송으로 얻는 편익은 없었다. 기존 인천항의 선박정체 감소 효과도 경인항으로의 물류 분산 때문이 아니라 인천신항 건설 등에 따른 결과였다.

아라뱃길 개통 이전 인천·김포·고양시 등 인접 지자체가 구성한 '경인아라뱃길 재검증위원회'는 2010년 말 재검증 결과 의견서에서 아라뱃길 사업 B/C가 0.274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당시 재검증에 참여했던 한 위원은 경인항에 대해 "인천항·평택항 등의 물동량 증가분을 인천신항 건설로 수용하는 작업이 계획돼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중복투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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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 김대현, 김성호, 김우성차장

사진 :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 김동철,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

그래픽 : 박성현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