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가족제도 입시 인센티브 주제 논의
집값 안정·가족 갈등·전통 변질 등
학생들 다양한 가치·문제제기 펼쳐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건 좋을까요?" "다른 사람의 효행을 평가해 대학입시에 반영할 수 있을까요?"
안양고등학교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소년 세대공감 효 온라인 포럼' 무대에 오른 1·2학년 학생 6명의 얼굴은 난생 처음 맞이하는 유튜브 생방송으로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자라나는 세대에 효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가 지원하고 한국효문화센터가 주최·주관한 '2020 청소년 세대공감 효 온라인 포럼'(좌장·강지원 변호사)이 개최됐다.
이날 학생들은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사는 대가족제도에 대한 청소년의 관점'과 '효 실천 활동의 인센티브 제공과 이를 대학입시제도에 반영한다면?'이란 주제로 청소년들의 다양한 견해를 발표하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대가족 제도를 논의하던 중에는 부동산 이슈가 등장했다.
성민재양은 대가족 제도를 교육·경제·소통의 측면에서 분석하며 대가족 제도가 한 가구에 수용되는 인원을 늘림으로써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발제했고 이에 이승재군은 조부모의 주거요건은 병원, 좋은 교통, 산책로 등 주거요건이 까다로워 주거비용이 높아진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김태연양의 자녀교육과 가족간 화합을 위한 찬성 주장과 고부간의 갈등이 자녀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제기 등 현실적인 논의가 펼쳐졌다.
이어 진행된 효행평가에 대해서 김형수군은 공리주의적 관점과 칸트의 도덕률을 끌어와 분석했다. 대학입시 반영으로 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높일 수 있으나 효의 도덕적 가치를 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연양은 봉사활동이 대리수행 조작 등 논란이 많지만 청소년의 봉사활동 확장에 기여한 것처럼 효행평가도 효 확산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김서현양은 누군가의 효를 평가함에 따라 '효 전통'을 변질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제시하는 등 학생들의 고민은 깊었다.
토론자들은 "평소 효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 생소했다는 게 이번 토론 준비에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 "깊이 있는 토론에 나 자신을 돌아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재홍 안양고 교장은 "효는 지금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는 것으로 실천할 수 있다"며 "미루지 말 것"을 강조했다.
안양/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