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인증 '백년가게' 1호점 주인공
투명하고 신선한 '토종' 30년째 소신
온라인 단골 많아 해외 주문도 쇄도

지난달 시흥시 관내에 정부가 인증하는 '백년가게' 1호점이 탄생했다. 코로나19로 힘겨운 상황에서 한 우물 경영에 지속한 결과로 그 가치를 더한다.
주인공은 시흥 거모동 도일시장 안에서 '깨볶는 부부'를 30여년 운영해 온 심태규(53)씨다. 도일시장 '성실의 아이콘'인 그는 선정 계기를 묻는 질문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 덕택"이란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심 사장은 "경영 소신은 초심을 매일 떠올리는 것"이라며 "아무리 바쁜 순간을 맞이하더라도 절차와 정도를 지키며 정성을 다할 때, 비로소 고객들에게 인정받고 믿음을 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기름에 대한 나름의 확실한 철학이 있다. '참기름 같은 들기름, 식용유 같은 참기름'이 그것이다. 깨를 볶는 정도에 따라 쉽게 낼 수 있는 색깔·향 보다는 신선한 냄새와 개운한 뒷맛이 중요하다. 실제 투명하고 신선한 향·고유의 토종 맛을 지켜낸 들기름은 인기가 많다.
그 비결에는 투박한 주물용기도 한몫한다. 경량형 쇠 재질의 용기 대신 10배 이상 두꺼운 주물 용기를 사용하는 등 '느리지만 한결같은' 전통 맛에 대한 심 사장의 고집이다. 이 일에 대해 "2명의 자녀에게도 이 직업이 승계되길 바란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자부심은 크다.
심 사장은 "이제 우리 전통 기름도 글로벌 시대에 맞춰 새롭게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된다"며 "외국에서 싫어하는 참·들기름의 고유한 냄새를 줄이는 대신 맛과 향, 영양적 요소를 배가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도 말했다.
'깨볶는 부부'를 찾는 고객들은 관리가 힘들 정도로 많이 늘었다. 동네 단골부터 제주도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 집 기름을 주문하는 온라인 단골도 많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심 사장은 "우리 전통시장과 외국 전통시장 교류 등으로 우리의 전통 기름이 외국에 널리 알려지길 희망한다"며 "향후 '방앗간 기름 박물관' 건립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자신의 인생 목표도 소개했다.
끝으로 그는 "비록 도일시장 자체는 노후됐지만 토종 기름의 맛이 제대로 홍보된다면 외국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시흥/심재호기자 s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