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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무관중' 얼어붙은 팬심 녹여
경기 뒷이야기·반려견 '강비' 등
선수 캐릭터 부각 연결고리 유지


"올 한해 정말 일등공신입니다. 슼튜브 없었으면 성적도 안 좋았던 터라 올해 힘들었을 텐데 재밌게 잘 버텼습니다^^ 항상 파이팅" (최○○)

"슼튜브가 있어서 직관 못 가는 동안에도 선수들 가까이서 보는 기분이었어요!" (고△)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의 유튜브 채널인 '슼튜브(사진)'에 올라온 댓글이다.

올해는 SK가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해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극심한 성적 부진과 사령탑 공백 사태 그리고 2군 선수단에서 불거진 선·후배간 체벌 사건 등으로 홈 팬들은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팬과 소통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슼튜브'는 한 팬의 댓글 표현대로 얼어붙은 팬심을 녹인 SK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뜨겁게 플레이볼'은 역대 홈 팬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콘텐츠 '불타는 그라운드'를 모티브로 삼았다.

각 포지션의 주요 선수들을 주인공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82년생 베테랑 김강민과 97년생 막내 최지훈의 스토리가 담긴 '외야수'편 등 눈길을 끄는 콘텐츠가 많았다.

'경기n분전·후'는 말 그대로 경기 전·후 클럽하우스와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선수들의 일상과 팬들이 궁금해할 경기 뒷이야기 등을 에피소드로 편집한 내용이라서 단연 인기였다.

강화도에 있는 SK 퓨처스파크에서 지내는 반려견의 일상을 다룬 '강비의 강화일기'는 지난해부터 팬들의 마음을 살살 녹였다.

강화도 비룡이란 의미를 담아 이름을 지은 풍산개 '강비'는 SK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로 선수들과 생활하며 정서적 교감을 나눈다고 해서 '힐링코치'라는 직함도 가지고 있다. 올해는 새끼를 낳은 강비의 육아 일기를 즐길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미디어에 노출이 적었던 신인 선수 등을 소재로 한 다양한 브이로그 콘텐츠, 야구 데이터에 숨은 수학 이야기를 흥미롭게 다룬 '온택트 야구수학'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SK 와이번스 조혜현 매니저는 "슼튜브 콘텐츠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포인트를 둬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을 조명하고, 그라운드 밖에서 드러나는 선수 개개인의 캐릭터를 부각해 팬과의 친밀도와 유대감을 강화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팬 스킨십이 불가능한 만큼 평소 공개되지 않았던 다양한 비하인드를 콘텐츠로 공개해 팬과 구단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 힘썼다"고 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