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더비셔주'에서 명칭 유래
같은 지역 연고팀간 경기 의미 확장
프리메라리가 '엘 클라시코' 대표적
카탈루냐·카스티야 역사적 대립 뿌리
손흥민의 토트넘 '북런던 더비' 유명
'숙적' 한국·일본 월드컵 공동개최도
수원FC·수원삼성, 내년 5년만에 대결
과거 시즌엔 리그 최하위·7위 아쉬움
삼성, 옛 안양LG와 '전자더비' 인기

국내·외 프로축구도 지역 문화 등 각기 다른 특색을 더해 더비 경기가 유명하다. 이런 더비는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흥미로 또 하나의 흥행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지역 더비가 만들어지면서 팬들의 이목을 받아왔다. 특히 내년에는 K리그1(1부 리그)에서 수원시를 연고로 하는 팀간의 더비가 펼쳐지는데, 5년만에 성사된 수원 삼성과 수원FC의 연고지인 '수원 더비'다.
# 더비의 어원과 축구의 역사
더비는 잉글랜드 더비셔주 도시인 더비에서 유래했다는 얘기가 있다. 더비는 원래 같은 지역 연고팀간의 경기에서만 사용했는데 로컬 더비(Local Derby)가 본래의 의미였다. 이후 '치열한 라이벌전'을 뜻하는 용어로 그 의미가 확장했다.
축구와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더비를 사용하고 있지만 야구처럼 시리즈(Series)라는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종목도 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팀 사이 경기도 더비라고 부르는데 특히 한국과 일본의 '축구 한일전'인 내셔널 더비(National Derby)는 유명하다.
각국의 프로축구도 지역 더비로 팬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지역 더비 하면 스페인 프로축구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꼽을 수 있다. 전통의 승부라는 뜻의 '엘 클라시코(El Clasico)'라고 불리는 이 경기는 승부만큼 팬들의 치열한 응원전도 볼만하다.
이들 팀의 역사는 흥미롭다. 스페인의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카스티야 왕국은 막강한 힘을 가졌다.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카탈루냐는 무역을 통해 번성한 왕국이었는데, 어느 날 카스티야가 마드리드 쪽에 스페인 왕국을 세워 인근 왕국까지 모두 통합하면서 경쟁이 시작됐다.
이에 민족적 자부심이 강한 카탈루냐는 자신들이 분리되기를 원했고 서로 축구 정책도 나뉘는 등 이때부터 갈등이 시작됐다.
결국 이들은 축구에서도 다른 노선을 택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각 나라의 대표 선수를 이적료를 통해 데려오는 정책을 펼친 반면 바르셀로나는 어린 선수를 키워 활용하는 정책을 택했다. 이렇게 대립하는 양 팀은 지역 더비의 역사를 만들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토트넘과 아스널의 '북런던 더비(North London derby)'가 유명하다. 같은 지역으로 서로 사이가 안 좋았던 두 지역은 당시 프리미어리그 1부 리그가 개편될 시기 2부 리그에 있던 아스널이 토트넘을 밀어내고 1부 리그로 올라가면서 감정이 악화했다.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노스웨스트 더비(North West Derby)'도 유명하다. 1800년대 두 지역의 갈등으로 인해 서로 크게 싸우게 됐는데 팬들끼리 대립하면서 악연이 됐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선 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와 유벤투스 FC와의 경기를 '데르비 디탈리아(Derby d'Italia)'라고 부른다.
# 로컬 더비(Local Derby)-수원 삼성 VS 수원FC '수원 더비'
2021년 프로축구 K리그1은 '수원 더비(Suwon derby)'로 불릴 만큼 축구 팬의 기대를 한몸에 받을 전망이다.
수원 삼성과 수원FC가 1부 리그에서 더비를 치르는 것은 2016년 K리그1 이후 5년만이다. 수원 지역에선 '명문 구단' 수원 삼성과 시민구단 대표격인 수원FC가 순위 경쟁을 놓고 경쟁을 펼치지만 양팀 팬들도 마니아층이 두터워 벌써 치열한 응원전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수원 삼성이나 수원FC는 과거 '수원 더비'에서 좋지 않은 추억이 있다.
당시 '수원 더비'답게 수원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수원FC는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2부 리그로 다시 강등되는 불운을 겪었고, 수원 삼성도 7위에 머물며 아쉬운 시즌을 마감했다. 프로축구의 흥행은 성적과 팬 확보에 있지만 양 팀의 성적이 초라한 탓에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앞서 수원 삼성은 지역 더비의 대명사였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수원 삼성과 안양LG(현 FC서울)는 1번 국도인 수원과 안양을 잇는 경기라 해서 '지지대 더비', '전자 더비'로 흥행 보증수표라는 K리그 역사를 썼다. 그러나 안양LG가 2004년부터 서울 연고지로 이전함에 따라 전통의 역사는 막을 내렸다.

2016년 수원FC가 1부 리그로 올라오면서 성사된 성남FC와의 '구단 깃발 뺏기 더비'도 유명했다.
성남FC 구단주인 이재명(현 경기도지사) 성남시장이 수원FC 구단주인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개막전 내기로 이긴 팀 시청기를 진 팀 시청에 걸자'는 제안을 했고, 염 시장도 '축구 팬이 원하면 좋다. 처음인데 구단 기로 하자'고 답변하면서 '구단 깃발 뺏기 더비'는 흥행에 또 다른 지역 더비를 만들었다.
# 내셔널 더비(National Derby)-한·일전
한국과 일본의 '한·일전'은 말 그대로 국가간 더비의 진수를 보여준다. 양 국가는 축구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한·일전', '숙적' 표현을 하고 경기를 한다.
이는 과거의 역사나 정치 문제에 있어 서로 대립하고 경쟁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반일 감정이 표출된다는 점에서 축구의 한·일전은 실력보다 정신력 이상의 승리를 목표로 한다.
한·일전의 대립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하는 기이한 현상도 만들었다. 한·일월드컵은 아시아에서 열린 첫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대회이자 유럽과 아메리카 밖에서 열린 첫 대회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개막전은 한국에서, 결승전은 일본에서 치를 만큼 양 국가의 경쟁은 뜨거웠다. 결국 한·일월드컵은 한국의 완승으로 끝났다. 한국은 기적을 거듭하며 4강 신화를 이뤘지만, 일본은 16강에서 탈락했다.
아시아 축구의 상징이 한·일전이라고 하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남미를 대표하는 축구 라이벌이다. 브라질은 펠레를 비롯 호나우두, 히카르도 카카, 네이마르까지 세계 축구를 주름잡았던 선수들이 즐비하고, 아르헨티나도 디에고 마라도나를 비롯 리오넬 메시까지 쟁쟁한 축구 천재를 배출했다.
유럽에선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라이벌이다. 과거에 포르투갈이 스페인을 점령하고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것을 스페인이 막아내면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현재 스페인 사람들은 포르투갈이 자신들을 이기지 못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