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소감
박규숙(필명 전지호)
친구와 태백 여행을 다녀왔다. 둘이서 나눈 많은 말들 중 초등학교 때부터 나의 꿈은 소설가였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것이 충격이었는지 친구는 "초등학교 때 꿈이 소설가였다니"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초등학교 때의 꿈이 이루어졌다고 그 친구가 말했다.

왜 그랬는지 그것이 나의 꿈이었던가, 스치듯 그런 생각을 했다. 수많은 꿈들 중 하나였을 것이다. 많은 꿈들을 절박하게 희망했거나 어떤 꿈들은 나도 모르게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더 새로운 꿈을 가져도 될 것 같아 기쁘다.

한강 발원지라는 검룡소에도 다녀왔다. 오가는 두어 시간 동안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고 친구와 둘이 걸었다.

바람에 떨어진 낙엽들이 하얗게 눈 덮인 길 위에서 굴러다녔다. 푹푹 빠지는 눈 위에 동물 발자국도 자주 보였다. 눈이 녹으면 흔적 없이 사라질 발자국이겠지만 친구와 두리번거리며 열심히 찾았다. 누군가 봐주지 않더라도 내내 무엇인가를 열심히 할 것 같다.

당선 전화가 온다면 서울예대 박기동 선생님에게 맛있는 걸 사드려야겠다는 다짐을 오래 해오고 있었다. 겨우 5개월을 못 기다려주신 선생님. 많이 죄송합니다.

한신대 최수철 선생님, 아주 오랜 인연 수많은 이야기들. 큰 힘이 되었습니다. 윤후명 선생, "열심히 하는 사람이 제일 좋아"라는 말 새기겠습니다. "소설가 언제 될 거야"라는 농담을 못하게 되었다고 걱정하는 가족들. 포기하고 있었는데 '오올, 드뎌' 소식을 전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그리고 많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