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현,ㅡ시소감
황정현
"이 자리에 제가 앉아도 괜찮은가요?"/미안해요 여기/당신이 앉았던 자리인가요//접혀 있는 페이지는/당신이 읽던 페이지였고//아무렴 어떤 가요 슬픈 페이지를 넘기면/또 다른 슬픔이 펼쳐지는 걸요//유리창은 햇빛을 쏟아내더니/이내 비구름을 몰고 오네요//책 귀퉁이가 닳도록/당신이 읽던 페이지를 읽고 또 읽습니다//바라보는 일 밖에 할 줄 몰라서/다가가는 일도 제겐 큰 용기가 필요했지요//당신은 잠시 자리를 비운 걸요/이 자리엔 누구나 앉아도 괜찮습니다



작은방 낡은 의자에 오래도록 앉아있었습니다. 삐걱삐걱 의자가 소리를 내면 제 뼈들도 뚜둑뚜둑 화답을 합니다. 그렇게 저도, 의자도 함께 낡아가겠지요.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지만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심장의 두근거림이 멈출 때까지 의자에 앉아 있겠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당선 소식을 전해주신 경인일보와 신춘문예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함께 해준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뜁니다.

제게 피와 살을 주신 황의열·강신해님, 정숙광·선정선, 늘 저와 함께하는 김영형·김수민, 문전성시 최지온·서미숙·금희숙·김혜숙·염형기·박양미님, 문장강화 김산 선생님, 조재일님, 중앙대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이승하 교수님과 문우님들, 파피루스 김혜정·김율관·이해민님, 시와 찻잔 김희광 선생님과 문우님들, 용산도서관 이승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