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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 한국효문화센터 이사장이 최사립 효자정문에 안내된 문헌 사료를 설명하고 있다. 2021.1.11 과천/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조상 효행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
과천 문예인 도움으로 센터 문열어
해마다 1만여점 글·그림 공모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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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80) 한국효문화센터 이사장의 15대조는 최사립(崔斯立)이다.

조선 중종 때 과천 막계 사람으로 효행이 지극해 임금으로부터 효자정문을 하사받았다. 그의 효행은 '벽상갈화'의 전설로도 남아 있다. 최사립이 엄동설한 아버지의 병환 중에 '칡꽃을 먹으면 살 것 같다'고 하자 지극한 기도를 통해 집 흙벽 안에 외를 엮은 칡넝쿨에서 꽃을 피웠다는 전설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중종 30년 4월10일 경기관찰사 윤은필이 진사 최사립의 효행을 고하자 왕이 효자문을 세워 표창하라고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 효자문은 일제강점기에 불타고 최 이사장의 아버지가 불길로 뛰어들어 현판만 지켜냈다.

현판은 1998년 과천시 향토유적 3호로 지정됐고 2011년 문원동에 효자정문을 세워 보관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입지 최사립은 효를 행한 과천의 인물"이라며 "효문화센터를 세운 것은 이를 이해한 과천의 문예인들"이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1990년 과천문화원 설립에 앞장서 2003년 문화원장을 역임하고 2005년에 관내 학교 지역문화예술 교육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이때 만난 지역 문예인들이 최사립의 효행을 문화콘텐츠로 끌어내면서 효문화센터를 세우기에 이른 것이다.

2009년 설립된 한국효문화센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 그림, 엽서 등을 도구로 사랑과 효를 주제로 한 공모전을 열고 있다. 13년째인데 해마다 1만여점의 그림과 글 등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두고 겨루고 있다.

AI(인공지능) 시대에 학생들에게 효 대회가 별 의미 없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은 아닐까.

이에 최 이사장은 "효 사상을 장려하고 교육하도록 배려하지 않으면 현대 시대의 병리적 현상은 해결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적어도 대회에 참여하는 동안 1만명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이 효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기 때문에 대회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게는 집을 나설 때 부모에게 알리고 집에 들어와서 다녀왔다고 인사하듯, 효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식이 집 밖에 나설 때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나섬을 알리고 들어와서 잘 다녀왔음을 알려 걱정을 달래주는 것이 효라는 것이다.

이어 "이는 근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사랑과 배려에 기초하는 것으로 자식이 부모에게 하는 것을 넘어 보다 폭넓게 효를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그러면서 "현재는 효를 노인복지의 근거로만 보고 있지만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다뤄 인성교육과 사회문화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과천/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