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선 작곡자 정정 사례도
그러나 이탈리아 작곡가 조반니 비오티가 1781년 작곡한 작품이 2013년 발굴되면서 프랑스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발굴된 작품과 '라 마르세예즈'의 멜로디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루제 드 릴이 프랑스에서도 활동했던 비오티의 해당 작품을 접한 후 그 선율에 가사를 붙인 걸로 보인다.
현재 프랑스 국가의 작곡자는 비오티로 정정됐다. '라 마르세예즈'는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에 인용됐다.
1880년 러시아 황제는 1812년에 러시아를 침공했던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대 후퇴를 기념하는 행사를 거행하기로 한다. 이에 기념곡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생기면서 추천을 받은 차이콥스키가 곡을 쓰기 시작해 한 달여 만에 완성했다.
'1812년 서곡'은 1882년 8월20일 모스크바의 그리스도 구세주대성당에서 열린 전승 기념행사에서 초연됐다. '1812년 서곡'은 서서히 전운을 드리우는 1부, 러시아군의 출진과 프랑스군의 침공이 어우러지는 2부, 프랑스군과 러시아군의 격렬한 전투 이후 러시아의 승리를 알리는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3부로 구성됐다.
'라 마르세예즈'는 이 작품에서 프랑스군의 침공 때 단편적으로 드러난 이후 양국의 전투와 퇴각 때 어우러진다. 반대로 러시아를 의미하는 민요들은 작품 요소요소에 나타나며, 곡의 클라이맥스에선 제정 러시아의 국가인 '신이시여 차르를 보호하소서'가 대포 소리와 함께 울려 퍼진다.
양국 국가를 활용한 전개는 서사적 구조를 명확히 드러내며, 20분 정도 걸리는 이 작품을 표제음악의 걸작으로 올려놨다. 단, 프랑스에선 잘 연주되지 않는다.
조선과 미국은 1882년 5월 인천(제물포)에서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했다. 이때 티콘데로가(Ticonderoga)호의 함상 군악대는 조선의 국가 격으로 '아리랑'을 연주했다. 우리 국가가 없던 상황에서 민중이 즐겨 부른 '아리랑'을 미국 측이 조선을 대표·상징하는 노래로 본 거였다.
친일 행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 대신 민중이 즐겨 불렀던 '아리랑'을 국가로 채택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