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첫 도입 이후 1980년대 생산 급증
화산회토서 한겨울 수확… 뿌리로 영양 몰려
높은 품질 인정… 전국 재배면적 60% 제주에
주민들 자조금 조성 세척·포장 가공시설 갖춰
따뜻한 '남도' 제주에서 자란 월동 채소들은 저마다 고유의 단맛을 품고 있다. 제철을 맞은 겨울 당근을 수확하는 농민들도 쉴 틈이 없다.
화산회토에서 생산되는 제주당근은 한겨울에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겨울 땅 위 기온은 차가운 반면 땅의 기온은 상승하는데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면 잎으로 갈 영양분들이 뿌리식물인 당근으로 몰리게 돼 더욱 영양분 함량이 높고 맛이 있다.
■ 구좌 당근
'홍당무'라고도 불리는 채소인 당근의 원산지는 아프가니스탄이다. 과거에는 가축인 말의 밥으로 주는 채소였지만 지금은 샐러드, 카레, 볶음밥 등으로 많이 소비된다. 제주당근은 1960년대 말 처음 도입된 이래 급속한 성장을 보이는 제주의 대표적인 월동 작물이다.
보통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수확된다. 5월부터 9월까지 나오는 경남, 10~11월 생산되는 강원도와 달리 겨울철에서 이른 봄까지 생산되는 감귤은 전량 제주산이다.
당근 재배 면적도 제주가 압도적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재배 면적을 보면 제주도가 전국의 60%를 차지한다. 지역내에서는 제주시 구좌읍이 90%로 대부분이다.
구좌지역 토양은 사양토지대로 유기물 함량이 많고 배수가 좋고 토질이 부드럽다. 또 패사 이용으로 생육촉진은 물론 착색이 양호해 상품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적합한 기후 등으로 다른 지방에 비해 뛰어난 품질의 당근을 키워내고 있다.
이런 자연환경을 토대로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제주의 당근 재배 면적은 2천㏊ 미만이었으나 1990년대 들어 2천㏊를 넘어서는 등 급격하게 확대됐다. 이후 농가 고령화와 개발로 농지가 축소되며 2019년에는 1천607㏊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전 국민이 반년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약 4만t이 구좌읍에서 생산됐다.
■ 전국 최대 주산지 구좌읍
전국 최대 당근 생산지인 구좌읍은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약 35㎞ 떨어진 곳으로 서쪽으로는 조천읍, 남동쪽으로는 서귀포시 성산읍과 접하고 있다. 당근은 크게 동양계와 서양계로 나뉜다. 모양에 따라 '구로다형', '암스테르담형' 등으로 나뉠 만큼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구좌읍에서 생산되는 당근은 모양과 빛깔이 좋고 맛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2014년 (사)제주당근연합회를 조직해 당근 자조금을 조성, 유통 조절에 힘쓰고 있다.
구좌농협도 1993년 당근 전문 처리 시설인 거점산지유통센터(APC)를 준공, 세척 및 포장시설을 갖췄다. 구좌농협에서는 당근 수확 기간 1일 75t 내외를 처리하고 있다.
■당근 알고 먹자
△ 조리
당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호불호가 갈리는 채소다. 날 것은 특유의 특이한 쓴맛이 나는 묘한 향이 나고 어설프게 삶거나 볶으면 식감이 물렁해지고 단맛이 달아나기 때문이다.
당근은 조리를 잘 하면 자연스러운 단맛을 느낄 수 있다. 볶음밥, 계란찜 등을 만들 때 당근을 작게 썰어 넣기에 아이들은 당근이 들어가도 모른채 먹는 경우가 많기에 당근도 많이 먹게된다.
△ 효능
당근에 풍부하게 함유된 비타민A는 시력 유지에 도움을 주며, 안구 건조증, 야맹증 등의 각종 눈 질환을 개선 및 예방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외에도 루테인, 리코펜 성분 또한 도움을 준다. 당근에는 혈관의 염증 및 스트레스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있다.
카로티노이드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혈압이나 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고혈압, 당뇨 및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당근에 함유된 팔카리놀 성분이 암 예방에 도움을 주며, 베타카로틴 성분은 항산화 성분으로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의 노화 방지 및 재생에 도움이 된다.
또 당근에 함유된 카로틴 성분은 피부의 주름을 개선하고 착색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 고르는 법
색이 선명하고 진할수록 영양소가 풍부하다. 표면이 매끈한 것이 단맛이 강하며 모양은 단단하며 휘지 않은 것이 좋다.
검은 테두리가 있는 것은 오래된 것이므로 피해야 한다. 손에 잡아어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것이 좋으며 잎이 난 윗부분이 검은색으로 변한 것은 오래된 것이다.
너무 큰 것은 섬유질이 억세기 때문에 피하고 뿌리 부분이 잘린 것보다 잔뿌리가 붙어 있는 것이 좋다.
△ 손질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낸 후 흙과 불순물을 제거하면 된다. 껍질에 영양소가 풍부하므로 가급적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오래 가열할 경우 조직이 물러지기에 찜이나 조림 요리할 때는 당근의 모서리를 둥글게 깍아 부서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 보관
표면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신문지에 싸서 지퍼백에 밀봉하여 냉장 보관한다. 흙이 묻은 채 신문지에 싸서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도 된다.
익히지 않고 냉동할 시 녹으면서 물렁거리기 때문에 냉동실에 보관할 때에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익힌 다음 보관하면 좋다. 마르기 쉽고 동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겨울철 장기 보관할 경우 흙 속에 묻어 보관한다.
/제주일보=김문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