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메시아 전곡' 무대 유명
여러 사람이 하나의 성부를 부르는 것은 '제창', 각 성부를 한 사람씩 맡아 부르는 것은 '중창'으로 구분한다.
서양의 문화와 종교는 19세기 말 주로 인천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음악 또한 그랬다. 1885년 선교사 아펜젤러에 의해 설립된 인천 중구 내동의 내리교회는 우리나라 첫 개신교회다.
교회 예배당에서 찬송가를 불렀으며, 이후 교세가 번창하면서 교회 안의 찬양이 민간으로 퍼져나갔다. '인천 음악(합창) 문화'는 이렇게 형성됐으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리교회 성가대는 우리나라 최초로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전곡을 공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내리교회 성가대는 한국전쟁 직후 '메시아'를 번역해 전곡을 부른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가대원인 이선환에 의해 전곡 악보가 3권(총 1천200여권)으로 만들어졌다. 악보는 1954년 2월부터 8월까지 등사 원지에 철필로 일일이 그려 등사기에 인쇄해 완성됐다. 악보 완성 후 성가대원들은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고, 그해 성탄절을 앞두고 역사적인 공연(지휘·김춘하)을 했다.
1952년 내리교회 성가대원이 주축이 돼 인천시합창단(지휘·최영섭)이 발족한 이후 역사와 전통의 인천 합창단들이 속속 창단했다.
호산나합창단(1958년), 대한어머니회합창단(1966년), 샤론합창단(1968년), 인천남성합창단, 인천장로성가단, 한국부인회합창단(이상 1971년), 인천YWCA합창단(1974년), 로고스합창단(1976년), 인천여성합창단(1977년) 등이 오늘날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 합창단과 한국전쟁 후 인천에서 지휘자로 활동했으며, 이후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한 최영섭(92), 국내 합창 음악의 거장으로 불리는 윤학원(83) 전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등은 '인천 합창 문화'의 결실들이다.
'인천 합창 문화'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