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몰라도 제가 아니까" 국내산 사용
대표 상품 '보자기 모양 떡케이크' 인기
새로운 맛 찾아 전국 다니며 연구개발도
코로나19 팬데믹의 시대, "밥 한끼 같이하자"는 인사가 더 이상 인사로서의 힘을 내지 못한다. 한끼 같이하자는 표현이 인사가 된 것은 음식이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것 이상, 마음을 전하는 매개가 되기 때문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식당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기에도 기쁨은 찾아오고 감사를 표현해야 할 일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수원 광교에 위치한 떡공방 '효미가'는 '정(情) 맛집'이다. 내용보다 외형에 치우칠 수 있는 전통음식인데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키면서 행사에 필요한 떡이나 답례를 위한 한과를 내놓고 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도 지켜야 할 본질을 지키는 건 이곳의 경영철학은 강효선 사장의 도라지 정과 얘기에서 엿볼 수 있다.
강 사장은 창업을 준비하던 시절 깨끗하게 손질된 중국산 도라지를 저렴하게 공급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손수 전통시장을 돌며 상품의 도라지를 찾고 손질까지 해야는 국내산 도라지에 비해 이점이 많았지만 국내산만 판매하기로 했다.
강 사장은 "도라지정과를 받는 분은 모를 수 있죠. 주문하시는 분도. 하지만 제가 알잖아요"라고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손도 많이 가고 품도 팔아야 하는 것은 물론, 국내산만을 고집해 원가도 높지만 음식에 마음을 담는 것이다.
효미가의 강점은 또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을 쫓기 위해, 또 새로운 맛과 모양의 한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국 각지로 한과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가고 있다.
강 사장은 "전통한과라는 이유로 예전의 방식만 답습한다면 수많은 떡 공방 중 하나로 남을 수 밖에 없죠"라며 "감사의 이유와 나누고 싶은 마음이 다르듯 음식으로 이를 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 개발에 노력할 거에요"라고 했다.
효미가의 대표 상품은 전통보자기 모양을 한 떡케이크다. 보자기의 질감을 살려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떡케이크는 환갑 등을 앞둔 가족들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도라지정과에 양갱·견과류·개성주악·약과 등을 망라한 선물세트도 설 명절을 앞두고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아이들을 위한 영양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이나 도넛 모양의 떡과 한과도 '뭘 좀 아는 부모'의 인기 메뉴다.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로277 B2 182호. 010-9382-0182. 인스타그램 @hyomiga.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