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서 지원 아끼지 않아 예상 못해
이미 대금규모 세부사항 조율 단계
2000년 쌍방울 레이더스 인수·창단
kt와 '통신 라이벌 대결' 역사속으로
롯데와 '유통 공룡' 구도 형성할 듯
신세계 그룹과 SK텔레콤은 25일 '프로야구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양사는 매각 대금 규모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이와 관련 SK 구단 관계자들은 그룹의 야구단 매각 소식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와이번스 내부 관계자들은 구단 매각 진행과 관련한 소식에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이라고 말했다.
와이번스 고위 관계자는 "구단 매각과 관련한 내용은 SK텔레콤이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구단 측에선 어떤 반응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SK텔레콤에 물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많은 직원이 해당 보도를 접한 뒤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에선 SK그룹이 최근까지 야구단에 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매각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않았다. 특히 구단은 최근 민경삼 신임 대표, 류선규 신임 단장, 김원형 신임 감독을 선임하는 등 재도약을 위해 힘써왔다. 최근엔 외부 자유계약선수(FA) 최주환을 영입해 팀 전력 강화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했다.
김 감독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 감독은 "어떤 상황인지 구체적으로 들은 바 없다. 구단에서도 이렇다 할 설명이 없다"고 전했다.
선수들도 황당한 표정이다. 와이번스의 한 선수는 "앞으로 구단이 어떻게 되는지 혼란스럽다. 구단 운영과 선수단 관리에 전혀 문제가 없었던 만큼 매각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와이번스는 지난 2000년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해 인천을 연고로 창단했다.
SK는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앞세워 2000년대 후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했고, 2018년 KBO리그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감독의 지도로 8년 만이자 통산 4번째로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 2년간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주축 멤버들로 야구단 최고위층을 새로 꾸린 와이번스는 2021년 왕조 부활을 향해 시동을 걸 예정이었다. 와이번스의 모회사인 SK텔레콤은 야구단 주식을 100% 출자했다. SK텔레콤이 야구단을 매각하면 수원 kt wiz와 벌이던 통신 라이벌 대결은 역사에서 사라진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현재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스포츠팀은 따로 없다. 여자 축구만 후원하고 있어 신세계 측이 야구단 인수로 기업 이미지 홍보 제고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기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지분 14.5%를 보유 중이다.
만약 신세계그룹이 와이번스를 인수하면 롯데그룹의 롯데 자이언츠와 유통 공룡 간 라이벌 구도를 새로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