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문 빠른 복구 등 예방·대응안 구축
공공기관 첫 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
다른 항만에 비해 코로나 확진 적어
수도권 수출입 화물의 거점인 인천항은 휴일 없이 24시간 운영된다. 만약 대형 재난이나 사고로 인천항 운영이 잠시라도 중단되면 우리나라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인천항만공사는 중단 없는 항만 운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행정안전부로부터 '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을 취득했다.
인천항만공사 재난·안전 시스템 업무를 총괄하는 강영환(56) 재난안전실장은 "재난으로 항만이 문을 닫으면 산업 전반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며 "이런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재해경감 우수기업은 비즈니스 연속성 경영시스템(ISO22301) 인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한해 행정안전부 장관이 부여하는 것이다. ISO22301은 재난 상황에 대한 예방 방안과 대응책, 복구 시스템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춘 기관만 인증받을 수 있다.
그는 "인천항을 예로 들면 인천항 갑문 파손이나 고장 등으로 운영이 중단되면 인천 내항에서 처리되는 중고차 등 벌크화물 수출입도 모두 멈춘다"며 "갑문을 최단시간에 복구해 원활하게 항만이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드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재난 대응 시스템을 표현했다.
이어 "ISO22301 인증 기관 중 우수한 대응 시스템이 있는 곳에만 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을 해주고 있는 만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항만공사의 재난 대응 체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에도 큰 보탬이 됐다는 게 강 실장의 생각이다. 인천항 관련 기관이나 기업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달 기준으로 14명이다. 이는 부산항 등 다른 항만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이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도 두 차례에 불과했다.
강 실장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인천항 관계기관과 코로나19 발생 자료를 적극적으로 공유해 대규모 전파를 막고 있다"며 "인천항만공사는 항만 운영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분산 근무를 진행하고, 항만 운영 필수 인력을 지정하는 등의 대응 체계를 만들었다"고 했다.
강 실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대규모 재난 상황을 빠르게 극복하는 시스템이 미리 준비돼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대형 재난을 사전에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계속 보완해 항만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