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주장이자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기성용을 놓고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로 주장한 인사들이 증거 공개 의사를 보였다.
기성용의 피해자로 주장하는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증거는 충분하고 명확하다. 이틀 전 밝힌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며 "이 증거들은 기성용 선수의 최소한의 인격을 보호하기 위해 기성용 본인 또는 소속 클럽 이외에는 제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려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성용의 비도덕 행태가 지속된다면 공개한다고 경고했다.
박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성용측의 압박이 있었다"며 "지금은 피해자인 C씨와 D씨 모두 증거를 구단에 제출키로 한 것에 대해서도 동의했다"고 전달했다.
앞서 그는 지난 24일 보도자료에서 축구선수 출신인 C씨와 D씨가 전남의 한 초교에서 축구부 선수로 활약하던 2000년 1~6월 선배 A선수와 B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가해자 A선수는 최근 수도권의 한 명문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이며, 짧은 기간 프로 선수로 뛴 B씨는 현재 광주 지역 모 대학 외래교수로 활동 중이다.
박 변호사는 성폭력 가해자 A선수에 대해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SNS와 인터넷 등을 통해 기성용이 성폭력 가해 대상자로 의심을 받게 됐다.
이에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 씨투글로벌에서는 즉시 관련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나서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기성용 또한 지난 25일 SNS에서 "긴말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보도된 기사 내용은 저와 무관하다. 결코 그러한 일이 없었다. 제 축구 인생을 걸고 말씀드린다"며 "사실이 아니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축구 인생과 가족들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을 깨달았다.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기성용측의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박 변호사는 이날 성폭력 가해와 관련한 증거물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박 변호사는 "C씨와 D씨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는 사항까지도 매우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를 놓고 재차 씨투글로벌측은 "C씨와 D씨측이 거듭 제기한 의혹이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며 "이들이 언론을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서 기성용 선수의 인격과 명예를 말살하려는 악의적인 행태를 지속하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불쾌감을 보였다. 특히 "기성용 선수는 이들의 악의적인 음해와 협박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며, 곧 이들에 대해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