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눈높이 맞는 대화 위해 힘써와
학부모·조리사등 구성원 소통 노력
진로 프로그램·동아리도 적극 지원
지난해 9월 학교장 공모를 통해 이 학교와 인연을 맺은 김 교장은 부임 직후 가장 먼저 '관계 맺기'에 집중했다.
그는 "교장이라고 하면 교사나 학생 모두 거리감을 느끼고 어려워하는데 그런 인식을 없애기 위해 교장실 문을 열어두기 시작했다"며 "특히 학생들에게 교장실은 야단맞으러 오는 곳이 아닌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공간이란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좀처럼 교장실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그는 교장실에 군것질거리를 쌓아 놓고 학생들을 유인(?)하는가 하면, 실제 교장실에 온 학생들과 그들의 시각에서 대화를 나누는 등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이제는 제법 많은 학생들이 교장실을 찾고 있다. 학생들은 교장실에서 같은 학교 출신 부모의 졸업앨범을 찾아보며 깔깔대기도 하고, 우리 학교 교장실엔 항상 맛있는 게 있다며 예비 중학생 후배들에게 학교 홍보에 나서기도 한다. 이 같은 김 교장의 소통법은 학생들과의 거리감을 상당 부분 좁혔다.
이 밖에도 김 교장은 부임 이후 꾸준히 교사와 학생, 학부모, 교직원, 조리사 등 학교의 모든 구성원과 수차례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업무 얘기보다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는 "업무도 중요하지만 사람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 생각한다"며 "군포중학교가 구도심에 위치한 오래된 학교라는 이유로 최근 선호도가 떨어진 면도 있지만 교사·학생·교직원·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로 변모한다면 이런 편견은 없어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 교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학교 공간의 재구조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차갑고 딱딱한 느낌의 낡은 공간을 따뜻한 공간으로 탈바꿈해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진로프로그램과 동아리 활동도 학생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그는 "성적만 좇는 건 불행한 일이다. 성적보다는 성장에 포커스를 두고 꿈을 키워가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도중 학생 몇몇이 불쑥 교장실에 들어왔다. 밖에 나가 있으라 할 법도 하지만 김 교장은 "얘들아, 옆에서 잠깐 놀고 있어"라며 따뜻한 미소로 학생들을 맞았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