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맞은 그린, 가장 다치기 쉬운 계절
비거리 욕심 내면 OB밖에 나오지 않아
실력에 맞는 클럽 선택… 전략 세워야
# 스크린골프 언더파가 안통하는 필드
날씨·바람 등 변수 많은 실전경험 강조
스윙은 선수에게도 힘들어 노력·인내를
오랫동안 고칠 수 없었던 개인의 문제점이 단 몇 번의 지도를 통해 굿샷으로 변화된다. 본인뿐만 아니라 함께 참여한 많은 골퍼들은 그의 지도력에 또 한 번 놀라워한다. 도저히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초보 골퍼들을 마법처럼 변화시키는 그의 마력에 귀가 쫑긋하다.
방송사의 골프 채널 '임진한의 터닝포인트 전국투어'를 통해 비춰진 임진한(63) 프로 얘기다.
그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고민과 문제들을 짧은 시간에 해결해 주는 골프 레슨 지도자다. 이미 골프 마니아들은 임 프로의 레슨 동영상을 수없이 보고 배울 정도다. 특히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모든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는 임 프로의 골프 지도에 감명을 받는다.
임 프로를 지난 5일 용인 코리아CC에서 만나봤다. 이날은 GA코리아(회장·이동준)와 성균관대가 국내 최초로 석·박사 학위 취득이 가능한 골프학과를 개설하는 날이어서 임 프로가 직접 레슨 지도를 했다.
그는 레슨 프로그램에서 늘 보았듯이 모자를 벗고 웃으면서 깍듯하게 맞아주었다. 요즘 방송 프로그램을 잘 보고 있다는 말에 그저 웃음만 보여준다. 그러면서 골프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들려줬다.
3월 들어 골프 시즌이 본격화됐다. 이미 지난해부터 전국의 골프장은 만원 사례였다. 해외에서 골프를 즐겼던 골프 마니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 집중적으로 몰렸고, 20~30대 골프 인구 증가는 골프장 예약을 하늘의 별 따기로 만들었다.
특히 골프장은 회원제를 줄이면서 일반제(대중제)로 전환을 시도했고, 일부 골프장은 골프장 이용료(그린피)를 올려 골퍼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임 프로는 이런 골프장에 대해 "그린피가 인상된 것은 맞는 부분이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골프장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우리가 라운딩하면서 잘 정리된 홀 경관을 볼 수 있는데 좋은 환경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골프장 업계도 많은 인력을 동원해 관리를 잘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런 골프장을 매일 관리하기 위해선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이는 골프장 수입에 큰 손실을 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골프 대중화에도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골프장 개별소비세를 낮추고 있지만 더 인하해야 한다. 또 대중제 골프장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골프장 업계가 머리를 맞대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비로소 골프 대중화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프장 인구의 증가로 골프장 업계는 겨울에도 필드를 개방했다. 3월부터는 야간 라운드도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임 프로는 골프인들이 가장 다치기 쉬운 계절이 바로 요즘이라고 얘기한다. 그는 "겨울 동안 한 번도 골프 클럽을 잡지 않았는데 갑자기 필드에 나가면 몸에 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필드에 나가기 전 필수 사항으로 반드시 3회 이상 연습장에서 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프는 남녀노소 좋은 스포츠다. 하지만 타수를 줄이려고 욕심을 부려 힘껏 휘두르면 절대 안 된다"며 "상대방의 실력을 신경 쓰기보다 본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라운딩 자체를 즐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골프는 인내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 프로는 "골프는 인내와 전략이 필요한 운동이다. 다른 사람이 비거리가 더 멀리 나간다고 해서 욕심을 부리면 당연히 OB(out of bounds)밖에 안나오지 않겠느냐"며 "자신의 실력과 몸 상태를 제대로 알고 인내하면서 골프를 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모든 프로 선수가 자신만의 전략을 세운다. 골프는 다양한 크기의 클럽(드라이버, 우드, 아이언 등)을 잘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에 맞는 클럽을 선택해야 한다. 즉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골프 인구의 증가로 스크린 골프 동호인들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
임 프로는 "스크린 골프는 이미지 트레이닝이나 게임에 불과하다. 스크린에서 언더파를 친다고 해서 필드에서도 언더파를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스크린 골프는 기계적으로 공식화됐지만, 필드에서는 잔디 상태, 날씨, 기온, 바람 등 다양한 환경이 존재한다. 그만큼 실전 경험과 자신만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임 프로는 "노래에서도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요즘 트로트 경연을 TV에서 보면 처음부터 목청껏 부르는 노래는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골프는 처음 동작에선 힘을 빼고 공을 쳤을 때의 강함이 필요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70%의 스윙으로 훈련해야 한다. 반복된 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프로 골프 선수들은 원포인트 레슨을 통해 자신의 스윙을 점검하고 꾸준히 연습한다. 아마추어들도 잘못된 스윙이 습관처럼 이어지면 안 된다. 주기적으로 티칭 프로에게 자신의 스윙을 점검하고 올바른 훈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 프로는 "완벽한 스윙은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임 프로는 지난 2011년 타이거 우즈가 한국에 왔을 때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 우즈에게 18홀 중 14번의 드라이버를 잡게 되는데 완벽한 샷은 몇 번이었냐고 물어봤다. 이에 우즈는 단 1~2회밖에 없다고 했다. 이 말은 세상에 완벽한 샷을 구사하는 선수는 없다는 의미다. 그만큼 골프 스윙은 프로 선수에게도 힘들다. 그런 골프를 아마추어 골퍼가 한다면 얼마나 정확하게 할 수 있겠는가. 골프는 그만큼 노력을 요구하고 인내해야 하는 운동"이라고 피력했다.
한국 선수들이 외국에서 골프의 중심에 서 있다.
이에 "우리나라 선수들은 어릴 적부터 스파르타식 훈련과 지도자, 부모의 열정이 더해져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며 "특히 우리 선수들의 강점은 흔들리지 않는 멘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정신적으로나 실력 모두 최고의 기량을 갖춘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 프로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겸손과 배려다. 그를 통해 배운 사람들은 ▲어렵지 않고 쉽게 레슨을 해준다 ▲핵심을 꼭 집어서 이야기해준다 ▲큰 경험으로 개인의 문제점을 쉽게 찾아낸다 등 많은 칭찬이 이어진다.
임 프로는 다른 레슨 프로에게 느낄 수 없는 초보자를 대하는 겸손과 상대방을 이해하는 배려 섞인 마음이 월등하다.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임 프로는 국내 최고의 골프 지도자라는 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다.
임 프로는 "초보 골퍼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한 번 더 설명하고, 한 번 더 연습하고, 한 번 더 피팅을 해드리면 부담을 떨쳐내고 비로소 자기의 스윙을 찾게 된다"며 "아주 편한 자세로 쉽게 가르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글/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 사진/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 임진한 프로는?
▲ 2011·2013년 골프다이제스트 미국을 제외한 세계 50대 코치
▲ 2000년 3월 이동수 골프단 감독
▲ 1996년 임진한 골프 대표, 일본프로골프협회 회원
▲ 1993년 대한골프협회 최우수선수상
<도서>
▲ 2018년 7월 임진한의 터닝포인트(사람인레슨)-유니콘
▲ 2014년 4월 임진한의 골프가 쉽다(임진한 프로의 개인 레슨)-삼호미디어
▲ 2002년 11월 임진한 ONE POINT 클리닉-삼호미디어
▲ 2001년 2월 골프 스윙의 기본(POWER-UP)-삼호미디어
<방송>
▲ 2009~2014년 레슨투어 VICTORY
▲ 2000~현재 SBS골프 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