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다문화센터
김포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앞에 선 김연화 센터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진윤주(왼쪽부터)·이민영·나시바·카팡팡안라오세실·김태희·김동매씨. 2021.3.29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집안 살림·양육·사회제도 습득까지
김연화 센터장 중심 각종 지원 펼쳐
가족 체류기간 연장 등 제도 건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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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정을 꾸린 결혼이민자들에게 고향에 대한 향수는 둘째 문제다. 한국문화가 서툰 가운데 이들은 집안 살림과 자녀 양육, 사회제도 습득에 이르기까지 단순 객지생활 이상의 고충을 오랜 시간 겪는다.

김포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민자들에게 버팀목 같은 기관이다.

2000년대 초중반 건강가정기본법과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국내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한 김연화(가족학 박사) 센터장을 중심으로 이민자들이 필요로 할 모든 지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 결혼이민자로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제 다른 여성들을 돕고 있는 6명의 직원은 센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올해로 10년차 선임인 진윤주(38)씨와 맏언니인 7년차 김동매(44)씨는 같은 중국 지린성 지린시 출신이다. 지난 2006년 한국에 정착한 진씨는 센터에서 한국어 방문교육과 중국어 통번역을 해왔다. 그런 와중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지금은 회계업무까지 담당한다.

이보다 조금 앞서 2004년 한국생활을 시작한 김씨는 2018년 말부터 가족사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씨는 "우리보다 능력 있는 결혼이민자들이 많은데 일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2009년 결혼한 4년차 직원 김태희(33)씨와 지난달 입사한 새내기 이민영(32)씨는 베트남 출신이다. 베트남에서 정제광물을 전공하다가 온 김씨는 올해부터 다문화가족 사례관리를 맡았다.

김씨는 "한국에서는 '나중에 연락할게'라거나 '식사 한번 하자'는 인사를 많이 하는데 처음에는 그 의미를 몰라서 1년 넘게 기다리기도 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노이 근처 바닷가에 살다가 2013년 결혼해 인천에 거주 중인 이씨는 "두 나라 바다가 크게 다르지 않아 친숙하다"고 했다.

필리핀에서 영어교사로 일한 카팡팡안라오세실(35)씨는 지난해부터 센터에서 모국어와 영어 통역을 하고 있다. 그는 "임신부 카드로 전철과 버스에서 안전한 자리에 앉을 수 있고 어디든 임신부 주차장이 있는 게 좋았다"고 한국에 대한 인상을 소개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역시 지난해부터 러시아어 통번역을 하는 나시바(29)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해외제품 AS와 신문·잡지 수입업을 하는 회사에서 근무했다. 나시바씨는 "내 일이 별것 아니라 생각했는데 너무 고맙다고 인사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보람을 느낀다"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

끝으로 이들은 "잘살고 있는 모습을 친정 가족들에게 보여드리고 효도도 하고 싶은데 가족 체류기간 연장이나 형제 초청이 원활해졌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로 건의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