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장난치다 공격… 보청기 파손
근무지 분리는커녕 조사조차 안해
직원들 '사건축소'로 밖에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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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시설관리공단이 직원들 간에 발생한 폭행 사건과 관련해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는 등 미흡하게 사건을 처리하고 있어 직원들이 공분하고 있다.

29일 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안성시 중리동에 위치한 재활용기반시설에서 공단 직원 A씨가 장애를 앓고 있던 후배 직원 B씨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직원 A씨와 B씨가 장난으로 서로 툭툭 치던 와중에 A씨가 갑자기 흥분해 B씨를 진심으로 공격하기 시작했고, A씨는 분을 참지 못했는지 B씨가 쓰러진 이후에도 폭행과 위협을 가했다. 이 폭행으로 B씨는 보청기가 부서지고 전치 미상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단은 해당 사건이 발생한 지 1주일여가 됐음에도 당사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제대로 된 사건조사 등을 진행하지 않았을뿐더러 심지어 폭행 사건 당사자들을 분리시키지 않은 채 그대로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게 했다.

이 때문에 공단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측이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제대로 사건을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직원 C씨는 "선배가 후배를 폭행한 사건이 작은 일도 아닌데 사측이 1주일간 당사자는 물론 목격자들을 상대로 아무런 조사도 벌이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하게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직원들은 정상인도 아니고 장애를 앓고 있는 후배를 그렇게까지 폭행했는데 그냥 넘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는 만큼 반드시 조사해 합당한 징계 처분과 사후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사건은 발생 직후 곧바로 인지했으나 피해자 B씨가 보청기 수리와 치료 등을 이유로 휴가를 내 조사가 다소 늦어졌을 뿐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근무시간에 발생한 사건인 만큼 형사사건 진행 여부와는 관계없이 내부 규정대로 명명백백하게 조사해 처분할 방침이며,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당사자들의 근무지를 분리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해 시행하겠다"고 해명했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