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부대 울타리 안에서 근무하는 부사관들이 수년 동안 기부를 실천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미담의 주인공들은 9사단 탄현대대 '기부 삼인방' 한재열(39) 상사와 정지영(30) 중사, 최영웅(29) 중사다.
대대 수송정비반장인 한재열 상사는 평소 뇌성마비 환자들의 복지와 환경 개선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의 가족도 지적 장애로 인해 보살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뇌성마비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던 한 상사는 지난 2011년부터 '한국 뇌성마비 복지회'에 기부를 시작해서 올해로 11년간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정지영 중사는 한 상사와 같은 부대에서 표적분석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소문난 '딸바보' 아빠다. 그는 2013년부터 '경기 장애인 부모연대'에 일정 금액을 후원하고 있다.
정 중사는 "직접 찾아가 봉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아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며 "총각 때 시작한 기부가 이제는 딸 둘을 둔 아빠가 된 이후에도 이어지면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소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최영웅 중사는 평소 사회봉사에 관심을 가지던 중 기부 안내 전화를 받고 동참하게 됐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다사랑공동체'에 꾸준히 기부를 이어가고 있는 최 중사는 "평소 부대에서 만나게 되면 서로 나눔에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한다"며 "앞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꾸준히 기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달에도 어김없이 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이들은 "올해 장애인의 날은 절기로 '곡우'라 더 뜻깊은 듯하다. 모든 곡물이 잠에서 깬다는 말처럼 우리의 작은 실천이 계기가 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