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수년전부터 추가 건립 주장
道 "필요성은 공감… 설립 검토중"
비용 수백억원 달해 결정 쉽지않아
他지자체 다양하게 지어 기증받아
전시·교육·체험 등 복합공간 조성
수장고 부족 현상과 관련한 이슈는 경기지역 문화계에서 이미 수년 전부터 논의됐다.
경기도박물관협회가 지난 2016년 발표한 '경기도 공사립 뮤지엄 활성화 방안 연구'에는 수장고의 협소한 공간으로 유물 분류가 힘들다고 명시하고 추가 수장고의 설립·운영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29일 "국민들의 문화수준이 많이 높아진 만큼 미술관 등의 소장품에 대한 이해도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며 "좋은 소장품들이 많을수록 다양한 기획을 할 수 있고, 지역에서도 깊이 있는 연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소장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장고가 필수적인데, 이미 수장고가 가득 찬 경기도의 현 상황에서는 이러한 능력을 키우기 어렵다는 것이 문화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 표 참조
하지만 지금까지 수면 위로 드러난 수장고 설립 계획은 없다는 게 문제다. 경기도 관계자는 "수장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설립 관련한 내용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장고의 설립이 쉽게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수백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타 지역 박물관·미술관은 다양한 형태의 수장고를 건립하면서 좋은 작품을 확보하고,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며 지역민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8년에 설립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국내 최초의 개방형 수장고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청주시가 보유한 옛 KT&G 연초제조창을 리모델링하고 일부 증축해 만들어졌으며 약 57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오는 7월에 개관 예정인 또 다른 개방형 수장고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분관은 약 467억원을 들였고, 현재 강원도 횡성에 지어지고 있는 서울시 박물관·미술관의 통합수장고 역시 433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예정이다.
이러한 수장고들은 단순히 유물을 보관하는 장소의 역할 뿐 아니라 상설 전시와 교육, 체험 등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큰 예산을 들여 만든 수장고의 활용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는 "수장고는 공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시간이 흐를수록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도에도 효용성 있는 유물 관리를 위해서 개방형 같은 형태 등을 고려한 수장고의 건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에 수장고가 부족해 아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지역에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수장고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