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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에서 작업중인 농민 뒤로 남해의 풍광이 병풍처럼 펼쳐져있다. /남해군 제공

서늘한 해양성 기후에 칼슘·칼륨 농도 높은 토양
싱싱한 생명력 뽐내… 다른 지역보다 맛·향 탁월
5월초 제철 마늘종 수확… 이후 마늘 본격적 출하

'요리용' 남도종 '생식용' 대서종 재배
브랜드·포장 디자인 개발 '명품 전략'
'남해마늘연구소' 다양한 제품화 노력
수제버터·파스타소스 등 새 먹거리로
내달 24~28일 '마늘&한우축제' 열려


한신협_로고
'보물섬 남해'는 경남 남해군의 또 다른 이름이다. 남해군은 싱싱한 바다 먹거리와 탁 트인 바다 관광지도 유명하지만 마늘, 시금치, 유자 등 전국에서 알아주는 '보물 같은 농산물'이 많다. 그 중 해풍을 맞고 자란 '남해마늘'은 소비량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겨울이 따뜻하고 여름이 서늘한 해양성 기후 덕분에 남해마늘은 2007년에 지리적 표시제 제28호로 인증된 바 있다.

남해군의 봄은 남해마늘과 함께 시작된다. 벚꽃이 지고 봄을 시샘하며 간간이 불어오던 꽃샘바람이 잦아들면 맑은 녹색의 기운이 가득해진다. 그 중심에는 싱싱한 생명력을 상징하듯 쑥쑥 자라는 남해마늘이 자리 잡고 있다.

어디가 바다이고 어디가 하늘이며, 어디가 마늘밭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남해군 전역에는 푸른 가지를 뻗어 올리는 마늘이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

남해의 산과 들, 하늘, 그리고 해풍을 머금은 청량한 봄 공기와 어우러진 5월의 마늘밭은 남해를 상징하는 풍경이다. 칼슘·칼륨 농도가 타 지역보다 높은 토양이 길러 내는 남해마늘은 맛과 향이 탁월해 명성이 드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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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마늘을 머금은 마늘종

= 남해마늘의 향기는 마늘종 수확부터 시작된다. 개운함과 알싸함으로 봄철 입맛을 돋우는 마늘종은 5월 초인 지금이 제철이다. 마늘종 공판장의 아침은 새벽녘의 어스름이 걷히기 전에 시작된다.

전날 마늘종 뽑기 작업을 한 농민들이 공판장으로 마늘종을 한 아름 들고 오면 농협공판장은 경매 준비로 바빠진다. 여기저기서 품질 좋은 마늘종을 찾아 바빠지는 눈에 공판장이 후끈 달아오른다.

"작년만큼 물량은 안 나오는데 올해는 마늘종 가격이 작년보다 50% 가까이 올라 내 기분도 날아오를 것 같네!"

남면 평산마을에서 마늘을 재배하는 이옥례(73)씨의 표정이 자못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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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종을 수확중인 농민. /남해군 제공

전국적으로 마늘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7.3%가량 줄어 마늘종 수급이 쉽지 않고 큰 일교차로 인해 물량이 지난해보다 적어 올해 남해의 마늘종은 귀한 몸이다. 한 단(2㎏)에 1만4천원 선으로 예년보다 4천원가량 올랐다. 마늘종은 이맘때 가장 수분이 많고 부드러워 소비자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마늘 꽃의 줄기인 마늘종에는 둥글고 뭉툭한 부분이 있는데 이를 주아(종)라고 한다. 주아는 마늘 꽃을 피우기 위한 영양분이 모여 있는 영양 덩어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아를 떼어내고 요리하는데 마늘종의 영양은 이곳에 모여 있어 버릴 필요가 없다.

갓 뽑은 생마늘종을 삼겹살에 곁들여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함께 알싸한 마늘향이 혀끝에 남는다. 건새우와 함께 기름에 달달 볶으면 찰지고 쫀득한 맛이 있으며 비타민A 흡수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 요리용-생식용 구분 재배

= 남해마늘 수확은 마늘종 수확이 끝난 후 20여일이 지나면 시작된다. 보통 5월 말 또는 6월 초에 본격적으로 출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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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을 적재중인 농민들. 남해마늘은 마늘종 수확후 5월 말 또는 6월 초에 본격적으로 출하된다. /남해군 제공

사면이 청정해역으로 둘러싸인 남해군은 마늘의 병해충 발생이 적고 토양 속 무기질 성분 중 칼슘, 칼륨의 농도가 타 지역에 비해 높아 고품질 마늘 재배에 최적지다.

남해마늘은 남도종 마늘과 대서종 마늘 두 종류로 나뉜다. 남도마늘은 매운맛이 강하고 마늘 특유의 향과 알싸함이 있어 요리용으로 많이 소비된다. 대서마늘은 장아찌용 마늘로 알려져 있는데 남도마늘에 비해 매운맛이 덜하고 크기가 커 생식용으로 적합하다.

마늘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천연항생제 역할을 하는 알리신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알리신은 비타민B1과 반응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며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혈전을 방지한다.

특히 생마늘에는 황화수소가 풍부해 심장 보호에 효과적이다. 마늘에 열을 가하면 항산화물질의 활성도와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의 함량이 더욱 증가하기 때문에 익혀 먹는 것도 좋다. 숙성한 마늘도 있는데 마늘을 섭씨 60도에서 15일 이상 숙성하면 항산화물질과 아미노산이 증가한다. 숙성마늘은 하루 2.5~3쪽 먹으면 좋다.

# '마늘 명품화' 새 브랜드 곧 출시

= 남해마늘이 '명품 마늘'로 거듭나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에 나섰다.

지난 3월31일 농업기술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남해마늘 브랜드 및 포장 디자인 개발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다섯 가지 브랜드와 포장 디자인이 소개됐다. 남해군은 지난 2월 '남해마늘 명품브랜드화를 위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통해 남해마늘 명품화 방향을 조사하기도 했다. 새로운 브랜드 및 포장 디자인은 이달 중 확정·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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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마늘. /남해군 제공

새 브랜드가 확정되면 온라인, TV, 라디오, 옥외광고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명품 브랜드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는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남해마늘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남해군농업기술센터 류기문 농업기술과장은 "마늘이 수확되기 이전에 최종 브랜드와 포장 디자인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무엇보다 마늘 품질이 가장 중요하므로 방제에 만전을 기해 고품질 마늘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마늘로 개발한 색다른 건강식품

= 남해마늘을 활용한 새로운 기능성 먹을거리 개발이 활발하다. 남해군민 아이디어로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지난 2월 마늘을 이용한 수제버터를 출시했다. 이는 남해 대표 특산물 시금치, 유자 수제버터와 함께 3종 세트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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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마늘종. /남해군 제공

또한 마늘을 이용한 파스타 소스 3종, 유자마늘빵, 흑마늘과 유자를 혼합한 스틱젤리를 동시에 출시했다.

파스타 소스 3종과 유자마늘빵은 남해군민의 아이디어가 개발로 이어졌으며 시식평가 등을 통해 레시피가 확정됐다.

남해마늘연구소 관계자는 "마늘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전문 인력, 기술력 및 장비를 기반으로 주민 생활현장의 아이디어를 받아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제품으로 최근 개발한 마늘슬라이스 잼을 비롯한 깐흑마늘, 벌꿀담은 숙성흑마늘, 보물섬 흑마늘진, 프리미엄흑마늘진액골드, 하루마늘, 해두룸 흑마늘홍삼진액, 해두름 흑마늘진액, 햇섬초 꿀흑마늘, 햇섬초 통흑마늘, 햇섬초 흑마늘진액 등이 있다.

# 6월24일부터 마늘&한우 축제

= 남해마늘 수확이 끝나는 오는 6월24일부터 28일까지 '보물섬 남해마늘&한우축제'가 열린다. 남해군 대표 특산물 축제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온라인으로 소비자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남해마늘뿐만 아니라 최고급 조사료로 키운 남해 청정우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 밖에 남해 특산물 꾸러미를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고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한 판매행사도 열린다.

남해군 관계자는 "면역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지금, 남해마늘과 마늘종으로 면역력을 증진시켜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남신문=김호철기자, 사진/남해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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