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 故 정진석 추기경도 각막 기증
작년 하루 7명 이식 기다리다 숨져
코로나 맞춤 활동 기증자 확대 추진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한 기부가 일상화한 것처럼, 생명을 나누는 장기 기증 활동도 보편화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
지난달 29일 취임한 민창기(58) 새생명장기기증운동본부 제5대 이사장이 밝힌 취임 포부다.
1992년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경인지부로 발족한 새생명장기기증운동본부에는 현재까지 장기기증을 희망한 3천800여 명의 회원이 있다.
본부는 시민들로부터 장기 기증을 접수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에 등록을 요청하는 일과 장기 기증을 위한 홍보와 이식 수술비 지원 등의 업무를 시행한다. 본부가 있는 인천뿐만 아니라 서울·경기·경북·대전·충주·태안 등에도 지역 본부·지부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 선종한 고 정진석 추기경이 각막을 기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기 기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장기 기증 희망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고 한다. 국내 장기 기증 희망자가 감소하는 추세라 지난해엔 하루 7명이 이식을 기다리다가 생을 달리했다는 게 민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 사회는 매장 문화가 오랫동안 지속했기 때문에 시민들이 장기 기증에 대해 낯설게 느끼는 경향이 크다"며 "이미 (장기 기증을) 신청했더라도 유가족 동의 없이 이뤄질 순 없어서 희망자 바람대로 이식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본부에서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교육 활동을 활발히 하는 이유도 생명 나눔 활동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민 이사장은 2015년 인천 아너소사이어티 54호 회원으로 가입하고 같은 해 아리솔봉사단 부회장, 2012·2013 인하라이온스클럽 회장, 2020년 새생명장기기증운동본부 대외협력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나 역시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주변에서 큰 도움을 얻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을 갖게 됐다"며 "장기 기증은 간절한 이에게 생명을 주는 것인 만큼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이사장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춘 활동을 추진해 더 많은 기증자를 찾는 데 나서겠다"며 "생명 나눔이라는 큰 가치를 많은 이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