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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 인근 규제 문제의 해법으로 거론되는 취수원 다변화 문제는 국가적인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수도권에서 2천600만명이 식수와 생활용수로 쓰는 팔당상수원. 2021.5.16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평균 BOD·수온, 주변보다 더 높고
공장·축사 배출 대장균 월등 많아
수리권 재배분 등 통합물관리 필요
"지자체 분쟁 등 해법 실마리"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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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취수원 다변화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취수원 다변화는 팔당호 인근 규제 문제의 해법으로 줄곧 거론돼 왔으며 경기 동부권 주민들의 숙원이었다.

총선 때마다 거론되는 이슈이자,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경기도 공약 중 하나이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강원도에 있는 홍천강을 수도권 취수원으로 두자는 의견의 실효성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으며, 실제 도 담당 부서는 경기연구원과 기본연구용역 협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수년이 지난 지금, 해당 연구용역은 발주조차 하지 못한 채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가장 큰 이유는 강원도를 비롯한 해당 지역의 반발이다. 취수원을 다변화하려다 규제 지역만 넓힐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됐다.

도 관계자는 "정부도, 지자체도 원론적 차원의 취수원 다변화 필요성엔 모두 공감하지만, 관련해서 운만 떼도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시작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큰 틀에서 국가적인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남양주시를 주축으로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수질 저하가 심각한 경안천 팔당 취수장이라도 상류로 이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팔당호로 들어서기 전 경안천에서 측정된 지난해 평균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는 1.72㎎/L로, 북한강 가평 삼봉리와 남한강 여주2 지점의 평균 BOD 0.89㎎/L, 0.8㎎/L보다 두 배 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BOD는 미생물이 일정 기간 물속에 있는 유기물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산소의 양을 나타내는 수치로, 물의 오염도를 표시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수치가 높을수록 오염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 수온도 경안천은 14.45℃로 북한강(가평 삼봉리)의 13.45℃, 남한강(여주2)의 9.95℃보다 높으며, 물에 포함된 대장균도 경안천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용인과 광주를 가로질러 흐르는 경안천에는 하천을 따라 공장 및 축사가 상당수 있으며, 도심 생활하수가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 그래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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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상류에 많은 오염원이 분포한 경안천 물이 대부분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위치에 팔당 취수장이 있는데, 분산 취수체계를 구축해 새로운 상수원을 확보하고, 경안천을 취수원에서 배제함으로써 깨끗한 물을 공급받는 동시에 유역의 경쟁력도 확보하고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도 합리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수원 다변화에 앞서 수리권 재배분 등 국가 통합물관리 차원의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학계의 지적도 있다.

강부식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상수원 다변화는 실제 과거부터 여러 차례 검토되기도 했다. 하지만 번번이 실행되지 못한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수리권, 즉 물 사용권리에 대한 문제에 있었다"며 "상·하류 지자체가 수리권을 놓고 충돌하는 문제, 지자체와 국가 간의 분쟁, 또 기관과 기관과의 분쟁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수원 이전 및 다변화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이어 "한강수계의 경우 다목적댐의 계약가능량(기본계획공급량) 대비 실제 계약량이 거의 100%에 달해 하천수도 고갈판정이 난 상황"이라며 "국가가 나서 하천수 허가량을 현실화하는 등 수리권을 재배분하고, 일정 부분은 국가가 관리함으로써 진정한 통합물관리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우·이윤희·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