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코지맘 박영철 대표
(주)코지맘 박영철 대표는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판매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이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자판기와 애플리케이션을 연동한 플랫폼을 개발해 약국에 보급하고 있다. 2021.5.17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부상·동업자 배신 등 '오뚝이' 극복
의약외품 다루는 자판기 제작 착수
2년 넘게 약사 설득 43곳 약국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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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 당동에 위치한 건강기능식품 제조회사 (주)코지맘 박영철 대표는 그야말로 '오뚝이' 인생을 살아왔다.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제약회사에서 영업을 담당하며 세일즈맨으로 사회에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과 약국을 오가며 정신없이 뛰었던 9년 차 영업사원에게 갑작스레 시련이 닥쳤다. 2010년 여름 불의의 사고로 쓰러져 두개골이 골절되고 뇌출혈이 발생하는 큰 부상을 당한 것.

박 대표는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지고 이후에도 재활하는 데 1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며 "다니던 직장은 자연스레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기서 좌절할 수 없었던 그는 병세를 회복한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제약회사에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법인회사를 설립, 과거 인연을 맺었던 의·약사 등 6명의 공동투자자와 함께 건강기능식품을 수입·납품하는 일을 시작했다. 사업은 순조롭게 점차 번창했지만 3년 만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박 대표는 "사업이 처음이라 공동투자자들과 함께 지분을 동등하게 나눠 가졌는데 결과적으로 어느 순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며 "사업이 잘된 게 오히려 독이 됐다. 사람을 쉽게 믿고 무지했던 내 탓 아니겠나"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직장을 잃은 데다 동업자의 배신까지 더해져 마음의 상처가 컸지만, 그는 다시 한 번 일어섰다.

지난 2015년 몇 평 남짓한 사무실 한편에서 지금의 코지맘을 설립해 다시금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시작했다. 단순 제조·판매만으론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판단한 박 대표는 2년 전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2018년 정부가 추진한 의약품 자판기 설치가 약사계의 반대로 무산된 데서 착안, 의약외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다루는 자판기를 제작키로 한 것. 뿐만 아니라 자판기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약국을 찾는 이들에게 맞춤형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플랫폼을 탄생시켰다.

그는 "약국도 마케팅이 필요한데, 이쪽 업계가 전반적으로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다. 이대로라면 처방전만 담당하는 곳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며 "배달앱이 보편화 된 것처럼 약국도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사계의 반대가 여전히 거셌지만 그는 2년 넘게 직접 약사들을 만나며 이들을 설득하고 있다. 전국 1천50여 곳의 약국이 현재 코지맘에서 개발한 앱에 회원사로 등록돼 있으며 지난달 출시된 자판기는 현재 수도권을 비롯해 제주도 등 전국 각지 43곳의 약국 앞에 설치돼 운영 중이다.

박 대표는 "5천대의 자판기를 보급하는 게 목표"라며 "지금까지도 힘들었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위기가 곧 기회 아니겠느냐"라고 미소 지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