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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배꼽 평택'서 이계송 화백·가족 창업
지역 쌀·현미 사용 40일 발효·60일 저온숙성
인공첨가물 넣지 않은 오직 '장인의 맛' 고수
국내 최초 '라이스 와인' 가벼운 보디감 일품
친근한 캐릭터 상표 '패키지 디자인' 화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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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 호랑이'를 모티브로 한 전통주 '호랑이배꼽'(Tigercalyx)이 세간에서 큰 화제를 얻고 있다.

귀여운 노랑 호랑이가 자신의 배꼽을 가리키며 뒤돌아보는 그림을 디자인한 '호랑이배꼽' 에코백, 350㎖짜리 '호랑이배꼽'병 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은 작은 호랑이, 처음 본 사람에게 호랑이가 환한 웃음을 던지며 유혹하는 춤을 추고 있는 듯한 '배꼬비잔', 브랜드 컬러인 노란색을 활용한 '노랑노랑' 젤리펜과 메모지 등등. 전통주인 '호랑이배꼽' 브랜드를 활용해 다양하게 선보인 상품들이다.

최근 평택의 술도가 '호랑이배꼽'이 자체 브랜드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패키지 디자인으로 선보인 레이블(Lable)이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기존의 막걸리 등 전통주 상표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롭고 창의적인 해석을 토대로 '호랑이배꼽'을 세계 주류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확장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뎌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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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술도가 '호랑이배꼽'은 누에를 치던 잠실인 흙집을 활용해 막걸리를 제조하고 있으며, 예술작품 감상 등 문화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 600여년 삶의 터전 지키기… 평택 술도가 '호랑이배꼽'

선대부터 600여년간 살아온 함평 이씨 집성촌이 있는 평택 포승에 소재한 술도가 '호랑이배꼽'.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양화가 이계송 화백과 가족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 호랑이를 닮은 한반도의 중심, 즉 배꼽 자리에 위치했다는 점에 착안해 생막걸리의 이름을 '호랑이배꼽'으로 지었다.

이 화백과 가족들이 빚어낸 술은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한다.

평택 포승지역에서 수확한 쌀과 현미로 담그는 호랑이배꼽 막걸리는 40일가량 발효 후 60일 동안 저온 숙성하기 때문에 시중에 나오기까지 100여일이 걸린다. 일주일 혹은 늦어도 한 달 안에 대량 생산하는 여느 술도가와는 술을 빚는 과정에서부터 확연하게 구별된다.

최근 급증하는 온라인 주문에 맞춰 대량 생산시스템을 갖출 만도 한데 유독 소량 생산만을 고집한다. 방부제나 아스파탐 같은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고 오직 '장인'의 맛을 고수하고 있다. '가장 신선하고 순수한 생막걸리'인 호랑이배꼽은 술도가의 단계적인 성장만을 지향하는 수제 막걸리다.

호랑이배꼽 막걸리의 맛은 해풍이 불어오는 땅에서 자란 좋은 햅쌀과 고택 앞마당 우물에서 길어 올리는 천연 암반수, 그리고 조상의 전통을 이어받은 술 빚는 비법 등에 의해 탄생한다.

특히 국내 최초의 '라이스 와인'으로 만들어진 호랑이배꼽 막걸리는 가장 라이트한 보디감이 일품이다. 기존의 걸쭉하고 텁텁한 맛 일색이었던 막걸리 시장에 새로운 맛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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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식 소주 '소호(笑虎)'제품과 배 와인 발효 초.

10여년 전 처음 출시된 이후 그 맛이 가볍고 산뜻해 와인잔에 담아 시원하게 음용할 수 있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원재료의 맛에 충실한 대부분의 동서양 요리들과 잘 어울린다. 슴슴한 한식뿐만 아니라 향신료가 들어간 동남아시아 요리와 인도커리 혹은 파스타, 생선회 등과도 잘 어울려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 미각과 시각이 만나다… 상표에서 브랜드로

공동창업주인 가족들은 막걸리 상표인 호랑이배꼽을 일찌감치 패키지 디자인화해 전통주 업계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키우는 데 매진하고 있다. 그림과 사진, 디자인, 요리 등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컬래버레이션이 빚어낸 가시적인 성과다.

그 첫발은 막걸리병 디자인에서부터 시작됐다. 호랑이배꼽 레이블(Lable)에는 이 화백의 1988년도 작품 '1988 호랑이'의 일부가 사용됐다. 이 화백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붓 터치와 동양적 컬러감이 살아있어 예술적 레이블로 손꼽힌다.

이 화백은 자신의 작품에서 720㎖짜리 막걸리 패키지의 호랑이를 옮겨왔고 캘리그래피도 직접 썼는데 반응이 좋았다. 증류식 소주인 '소호(笑虎)56' 패키지에 들어간 호랑이 그림은 이 화백의 '상춘'이란 작품에서 가져왔다. '술 마시는 동안 항상 봄이길' 바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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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술도가 호랑이배꼽의 막걸리 제품과 이혜인 대표.

특히 최근 선보인 호랑이가 뒤돌아보며 자신의 배꼽을 가리키는 '노랑 호랑이'도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첫째 딸인 혜범씨가 디자인한 호랑이배꼽 막걸리 350㎖짜리 패키지와 유리잔 등에 들어가는 귀여운 호랑이 그림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호랑이배꼽 브랜드화는 업계에서 막걸리 상표를 패키지 디자인화한 특별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막걸리 상표였던 호랑이배꼽의 캐릭터를 지역 문화를 토대로 한 스토리와 친근감 등을 강화해 브랜드화한 것이다. 지역의 다른 농산물 등 제품의 이미지와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시키는데 적용해 활용하는 등 응용 영역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택 술도가인 호랑이배꼽 이혜인 대표는 "일본의 대표적인 캐릭터 브랜드인 '구마모토'처럼 '호랑이배꼽'에서 유래된 '꼽이'가 지역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성장해 평택지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호·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