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공원과 도로가 생긴다는데 오죽하면 반대하겠나. 아무리 개발이 급해도 버들치가 사는 1급수 청정계곡을 복개(덮개 구조물을 씌우는 것)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광주시 초월읍 쌍동리 백마산 자락에 자리한 A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단지 옆에 공사중인 어린이공원과 도로를 놓고 우려와 함께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통상 기반시설이 들어서며 반기는 분위기지만 이들은 '백마산 진입도로의 건설을 멈춰달라'며 지난주 주민 302세대의 서명이 담긴 서명서까지 광주시에 제출했다.
주민들은 "백마산은 청정계곡을 품고 생물 다양성을 갖춘 광주의 척추와도 같은 산이다. 어린이공원을 가르고, 개발계획도 없는 산 입구에 도로를 만드려는 게 타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 이는 자연훼손 뿐 아니라 생태계 파괴, 나아가 장마철이면 아파트에 재해를 불러올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기반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해당 공사는 지난 3월부터 기반 공사가 시작돼 계곡 일부는 이미 복개된 상황이고, 나머지 구간도 복개구조물을 놓는 등 공사가 한창이다.
입주민 이모씨는 "3천여 세대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 2011년, 2015년 집중호우로 백마산 자락에서 내려온 토사와 나무, 바위가 거의 아파트를 덮칠 뻔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자락을 깎아내 도로를 만들고, 계곡을 복개한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공원은 이달초 열린 도시공원위원회에서 주민들 의견을 받아들여 재심의하기로 했다. 현재안을 유지할지 생태유지안으로 할지 가치를 정확히 조사해서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로와 관련해선 "도시계획도로는 아니고, 신축아파트 공사와 관련된 만큼 정황을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