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 매몰방제로 사라지는 배농장
식물 전염병인 과수화상병 발생이 증가하면서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수준으로 상향되는 등 전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25일 오후 안성시 서운면 신능리의 한 과수화상병 피해농가에서 관계자들이 배나무를 뽑아내는 등 매몰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2021.5.25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4월 배 반입량 전년보다 32% 줄어
15㎏당 도매가격 7만3100원 2배 올라
확진땐 3년 재배 못해 출하량 감소
과일가게 운영 상인 "손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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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배·사과농가를 덮친 '과수화상병'은 과일에 기생하는 병원성 세균이 오래된 나무껍질이나 줄기의 궤양에서 월동한 뒤 나무 표면으로 이동해 나무 전체로 퍼지는 병이다.

전파 속도가 빠르고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일단 확진되면 매몰처리가 원칙이기 때문에 과일가격 급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4월 배(신고) 반입량은 전년대비 32% 줄어 도매가격이 15㎏당 7만3천100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이달 배 도매가격은 15㎏당 7만4천원에서 7만8천원을 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4월 사과(후지) 역시 반입량이 전년 대비 28% 줄어 도매가격이 10㎏당 3만8천500원으로 34% 올랐다.

이달 사과 도매가격은 10㎏당 4만원에서 4만4천원을 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도내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지역은 안성, 평택, 남양주 등이다.

한번 확진되면 주변 2㎞ 이내 농가 과일이 모두 매몰 처리될 뿐 아니라, 3년 동안 해당 과원에서 사과·배를 재배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벌써부터 출하량 감소와 가격 급등 조짐이 관측된다.

봄철 저온피해에 이어 과수화상병까지 덮치면서 배 출하량은 주산지인 안성을 중심으로 30% 이상 줄어든 상태다.

연이은 악재를 맞은 이날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임정래(56)씨는 "사과·배 출하량이 평년의 3분의1 수준이라서 가격이 올라 손님이 없다"며 "특히 배값은 평년의 2배 이상 폭등했고 사과도 1.5배가량 올랐다. 다만 비수기라서 피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