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오랜 기간 계속되면서 환경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또한 나날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 역시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여 '지구온난화', '분리수거', '미세먼지', '탄소발자국', '택배박스', '플라스틱' 등 다양한 환경 문제 관련 어휘를 글쓰기 주제로 설정했습니다.
응모된 글들을 보며 기후위기를 비롯한 여러 환경 재난이 닥쳐올 것을 염려하는 투고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글쓰기 공모전에서 심사위원들은 그러한 마음들을 문학적으로 표현해낸 글들에 주목했습니다.
서희원(부일초 4학년) 어린이의 시에서는 뜨거워진 현재의 지구와 미래의 지구를 대비시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표현 때문에 지구의 아픔을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의 아픔과 연결시키려는 투고자의 마음은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었습니다.
김성환(신현북초 5학년) 어린이의 시에서는 갯벌을 관찰하는 동심의 시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갯벌을 부끄럼쟁이에 비유한 표현, 집에 가려는 나의 발을 갯벌이 더 놀자는 듯 잡아당겼다고 말한 방식이 참신했습니다.
조우주(만수초 5학년) 어린이의 시에서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눈물과 연결시킨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빗방울이 "마스크 덮인 하얀 지구의 마음/다 아는 듯이" 까만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표현한 마지막 연 역시 팬데믹 상황에 처한 세상을 효과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강수민(용학초 6학년) 어린이의 시에서는 갯벌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의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려고 한 발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지상을 조감하는 새의 눈으로도 즐겁게 놀던 친구가 발견되지 않음을, 그리고 있는 이 시의 마지막 연은 적지 않은 울림을 줍니다.
이 부분에서 투고자는 술래잡기, 종이접기, 물감놀이를 하던 친구들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던 모습을 별다른 꾸밈없이 형상화했기에 친구들을 보고 싶은 마음 또한 가감 없이 드러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 응모작 가운데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손지유(송원초 4학년) 어린이의 산문이었습니다. 이 산문의 매력은 병을 앓고 있는, 다섯 살 동생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는 점입니다.
코로나19의 유행 이후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게 된 상황을 보며 동생이 외롭게 느끼지 않게 되어 좋다고 말한 부분에서는 한 단계 성장한 투고자의 시선이 발견됩니다.
동생과 함께 봄꽃이 핀 공원을 산책하며 느낀 감정들을 그리고 있는 마지막 부분, 그리고 동생을 "활짝 핀 봄꽃보다 더 예쁜 봄꽃"에 비유하고 있는 부분도 인상적입니다.
손지유 어린이의 산문은 "내년 봄에는 마스크를 벗고 더 깨끗한 공원에서 나의 소중한 봄꽃을 여러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다"라는 구절로 끝을 맺습니다.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에 참여했던 모든 분들, 더 나아가 손지유 어린이의 산문을 읽는 여러분들이 이 구절을 읽으며 공감을 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년에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함께 어울리며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강용훈 인천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제19회 푸른인천글쓰기대회 심사평] 문학적 표현 눈길… 내년에는 마스크 벗고 어울리길
입력 2021-05-30 21:30
수정 2021-05-31 11:04
지면 아이콘
지면
ⓘ
2021-05-31 11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관련기사
-
[제19회 푸른인천글쓰기대회 수상작-학부모 대상(인천시장상)] 봄볕 내리던 날
2021-05-30
-
[제19회 푸른인천글쓰기대회]수상자 명단
2021-05-30
-
[제19회 푸른인천글쓰기대회 수상작-초등부 대상(인천시장상)]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봄꽃
2021-05-30
-
[제19회 푸른인천글쓰기대회 수상작-초등부 대상(인천시교육감상)] 내 고향
202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