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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인천글쓰기대회 / 초등부 대상 손지유
손지유·인천송원초4
미세먼지 수치 확인을 시작으로 우리 집 아침이 시작된다. 엄마의 핸드폰 알람은 2년째 아침과 저녁 8시15분에 두 번 울린다.

재작년 다섯 살 내 동생은 신증후군이라는 병을 얻었다. 아직도 나는 신증후군이 정확하게 무슨 병인지는 모르지만 원인을 알 수 없으나 환경적인 문제로 발병된 것일 수 있다고도 했다.

매달 동생은 서울대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다녔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두 시간을 차를 타고 피를 뽑고 진료를 보고 왔다.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주사기에 약을 담아 입안으로 쏘아 약을 먹었다. 그 약을 먹은 동생의 얼굴은 달처럼 부풀었고 온몸은 원숭이같이 털이 났다. 엄청 무섭고 독한 약 같다.

동생은 어린이집도 거의 갈 수 없었다. 동생이 면역억제제를 먹고 있는데 아주 작은 바이러스도 동생에게는 위험하다고 했다. 그래서 늘 동생은 집안에서 생활을 했다. 밖을 못 나가다 보니 동생은 친구도 없다.

동생의 건강을 챙기다 보니 우리 집은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생활하다 보니 오히려 이제는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어색하기만 하다.

환경을 위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배웠을 때는 실천하기 힘들었는데 내 동생이 아프고 난 후 우리 집은 일회용품이 없다. 외출을 할 때도 불편하지만 유리병에 물을 담아 가지고 다니고 유리그릇에 간식을 넣어 다닌다. 우리 집은 일회용품 없는 생활이 너무나도 당연하다.

올해 동생은 일곱 살이 되었다. 엄마의 알람은 아직 울리지만 동생은 약을 먹지 않는다. 다행히 의사선생님께서 약을 먹지 않고 6개월 지켜보자고 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엄마는 여전히 동생 걱정으로 알람을 지우지 못하시는 것 같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못하고 모두가 답답한 생활을 하며 마스크를 쓰고 생활을 한다. 이기적이지만 내 동생만이 아니라 모두가 마스크를 쓰는 생활을 하고 그 덕분에 감기도 줄어들어서 동생이 아프지 않고 외롭게 느끼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주변에는 수변이 있다. 수변에는 철쭉과 개나리가 만개하고 튤립꽃이 가득 피었다. 너무 예쁜 꽃들을 보러 우리 가족은 유리병에 시원한 보리차를 담아 산책을 나갔다.

많은 가족들도 나들이 겸 산책을 나왔다. 꽃들 사이로 여기저기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생수병이 버려져 있어서 보기가 참 안 좋았다. 모두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산책을 하는 내 동생의 눈은 웃고 있다. 내 동생이 웃으니 난 너무 좋다. 오랜만에 바람이 엄청 따뜻했다. 나와 내 동생은 집에서 가져온 시원한 보리차를 마셨다. 엄마는 예쁜 봄꽃들 앞에서 사진을 찍어주셨다. 동생은 가벼운 산책도 할 수 있고 나와 잠깐은 뛰어놀 수도 있을 만큼 건강해지고 있다.

예쁜 꽃들보다 더없이 소중한 꽃이 내 옆에 있다. 시들지 않고 항상 예쁘게 피어나와 모든 순간을 함께한다. 엄마가 찍어주신 사진에는 봄이 되어 활짝 핀 봄꽃보다 더 예쁜 봄꽃이 내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내년 봄에는 마스크를 벗고 더 깨끗한 공원에서 나의 소중한 봄꽃을 여러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