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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대곶면 출신인 이종상 김포시청소년재단 대표는 "내 작은 도움이 미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은퇴 후 봉사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2021.5.30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41년의 공직생활 마무리를 앞두고 만난 이종상(60) 김포시청소년재단 대표이사는 초연한 표정으로 집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후배들의 전언으로 그는 조용하면서도 책임감 있게 업무를 이끌고 주위를 늘 편안하게 해주는 '신사'같은 공직자였다.

이 대표는 지난 1980년 옛 김포군 검단면사무소(인천 검단동)에 초임 발령을 받았다. 김포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된 1984년 장릉산 산사태 당시 공무원 전체가 복구작업에 매달렸던 게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시청에서 평생학습센터장, 대곶면장, 양촌읍장, 건설도로과장, 회계과장 등을 지냈다. 이후 청소년재단으로 옮겨 중봉청소년수련관장과 사무국장을 차례로 역임하고 2019년 대표에 취임했다.

그의 정년 퇴직일인 6월30일은 재단에 몸담은 지 꼭 5년이 되는 날이다. 통상적인 낙하산 기관장이 아닌, 수년간 청소년분야 실무를 익히고 내부 발탁 격으로 대표직까지 수행한 것이다.

이 대표가 취임하고 얼마 안돼 재단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청소년 업무 특성상 대면 사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모든 정책을 원점에서 검토해야 했다. 이 시기 재단은 선제적으로 비대면 교육여건을 조성하고 변화한 환경에 맞춰 사업을 전문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78개 비대면 프로그램에 2만7천여명의 청소년이 참여하고, 이달 초에는 5일에 걸친 비대면 어린이날 행사에 1만2천여명이 몰리는 등 성과를 냈다.

이 대표는 양촌읍 소재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이 지금의 면모를 갖추기까지 가장 공을 들인 인물이다. 이 대표는 "시에서 보훈 업무 팀장을 할 때 기념관 건립을 위한 국비를 받아오고 기본계획을 확정했는데, 양촌읍장 시절 공교롭게 건물이 준공되고 재단에 와서는 시설을 운영하게 돼 애착이 컸다"고 소개했다.

근거를 남기지 않는 독립운동의 특성상 구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사료를 재단은 계속해서 발굴했고, 수장고와 기획전시실 등을 구비해 최근 박물관 등록까지 신청했다. 제1회 양촌 오라니장터 축제 때 탄생한 독립만세운동 퍼포먼스 대형 그림(박방영 화백 작)을 기념관이 확보토록 한 것도 이 대표의 구상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재단은 지난해 보훈 관련 기관표창으로는 전국 유일하게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대표는 10년 넘게 국궁을 즐기고 있다.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대곶면 국궁장을 찾아 활을 쏜다. 이 대표는 "팔의 힘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활은 전신운동"이라며 은퇴 후에도 몸과 마음을 수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가까운 이들에게 농담 반으로 새마을 지도자라도 하겠다고 얘길 하는데 지역에 봉사하는 역할을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