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영상위, 지원 작품 29% 감소
전주·부산, 전문 세트장 등 갖춰
실적 격차 올해 갈수록 더 벌어져
공공 스튜디오 설립 필요성 제기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영상물 촬영지로 사랑받았던 인천의 인기가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영상위원회가 촬영을 지원한 작품 수는 모두 138편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95편에 비해 29%(57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 편수뿐 아니라 촬영 일수도 급감했다. 지난해 촬영일은 371일로 2019년 537일에 비해 31%(166일) 감소했다.
반면 공공 영역에서 운영하는 전문 스튜디오를 갖춘 부산과 대전, 전주 등은 인천과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전주에서는 90편의 작품이 371일 동안 촬영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전년도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증가다. 편수로는 91%(43편), 촬영 일수는 95%(181일) 증가했다.
부산도 늘었다. 지난해 85편의 작품이 547일 동안 촬영됐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해 편수는 26%(18편), 일수는 17%(82일) 늘었다. 대전도 작품은 28편으로 1편 늘었고 촬영 일수는 251일로 14%(81일) 증가했다.
인천에서 영상물 촬영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 때문에 영상 촬영을 중단하거나,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낮은 지역으로 촬영 장소를 옮겼을 것으로 인천 영화계는 분석했다. 언제든지 촬영이 가능한 전문 스튜디오와 같은 촬영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이동했을 것이란 해석도 한다.
기상 조건 등 제약을 받지 않고도 언제든지 영상물 촬영이 가능한 전문 스튜디오가 있는 곳으로 촬영 장소를 이전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천도 공공 영역에서 운영하는 전문 스튜디오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주는 2008년부터 5만6천800㎡ 부지에 실내 스튜디오 2개 동과 야외 세트장을 갖춘 전주영화종합촬영소를, 부산은 부대시설과 실내 면적만 825㎡, 1천650㎡ 규모인 2개의 실내 스튜디오를 갖춘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대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7년 설립한 공공 제작 인프라 '스튜디오큐브'가 있다. 스튜디오큐브는 국내 최대 규모인 3천755㎡ 규모의 대형 스튜디오와 특수 효과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인천과 전문 스튜디오를 갖춘 부산, 대전, 전주의 격차는 올해 더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 지역의 올 1분기 촬영 지원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을 밑돌고 있다.
이재승 인천영상위원회 사무국장은 "공공 전문 스튜디오 설립의 필요성은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졌다면 지금쯤 큰 특수를 누렸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영상산업의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표 참조·관련기사 3면([경인 WIDE] 영화 '인천스텔라'도 일부는 타지역서 찍을 수 밖에 없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