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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시의회 /과천시의회 제공

과천시의회가 여야 의원간 갈등으로 깊은 내홍을 겪고 있다. 여야가 서로를 윤리특위에 제소하더니(5월24일 인터넷보도) 이번에는 조례에 따라 의장을 제외한 6명의 의원으로 구성하는 결산 및 조례심사특별위원회 구성을 두고 맞붙었다.

과천시의회는 8일 262회 1차 정례회를 열고 2020년도 결산과 행정사무감사 일정을 시작했다. 오는 25일까지 18일간 진행되는 이번 회기는 지난해 과천시 행정과 예산사용을 감시하고 평가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를 진행할 결산 및 조례심사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위원 선임을 두고 한 시간여를 허비했다. 두 번의 정회와 의원 간 비난이 고스란히 생중계됐고, 정회 중에는 의원간 막말을 주고받았다는 고백까지 이어졌다.

해임된 제갈임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장 직무를 대신하는 고금란(국민의힘) 부의장이 여전히 특위에 들어가고, 해임된 의장은 평의원으로서 특위에서 배제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과천시위원회조례 제 4조에 따라 특위에는 7명의 의원 중 의장을 뺀 6명의 의원이 활동한다. 지난 회기에서 의장이 궐위된 가운데, 누가 특위에서 빠질 것인가를 두고 여야가 논쟁한 것이다.

이에 고 부의장은 의장석에서 "특위 위원은 6명으로 정해져 있으며 선임을 위해 지난 7일 사전협의를 진행해 4명 중 3명 찬성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제갈 의원은 "위원 선임의 이유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고 부의장은 40여분간 정회를 한 뒤 다시 속개한 회의에서 의원들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윤미현(민생당) 의원은 "8대 의회의 마지막 결산과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되는 날 본회의장이 소란스러워 심히 유감"이라며 "직무대리께 제갈의원이 '의장 역할을 하든지 의원 역할을 하든지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 말씀의 근거가 뭐냐"고 따져물었다. 하지만 제갈 의원은 "의원에게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의 의무가 없다"고 회피했다.

류종우(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회 시간에 의원간 고성이 오가고 '것들'이란 막말이 오갔다. 시민 대표로서 의원이란 품위가 있는 것인가"라고 질책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특위에 의장이 참석하지 않는 이유를 살핀다면 직무대리께서 특위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맞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고 부의장은 "의원에게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맞받아쳤다.

생방송으로 의원들간 불신과 갈등을 고스란히 중계한 1시간여 뒤 특위 위원 선임 표결이 진행됐고, 야당 의원 4명의 찬성으로 원안 가결됐다.

한편 제갈 의원이 지난달 28일 제기한 '불신임의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의 첫번째 심문이 이날 오후 4시15분에 예정돼 야당 의원들은 당초 오후에 진행하려 했던 일부 부서의 결산을 미루고 심문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야당의원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일련의 과정을 눈앞에 둔 우리 과천시의회 야당 의원 일동은 제갈임주 전 의장이 의회의 의결로 불신임안이 가결되었음에도 이를 수긍하지 않고 개인적인 항변을 위해 마지막까지 의회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명예를 훼손시켰다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과천/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