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판교장터' 첫 출발… 주민인증 등 절차 거쳐 중고물품 매매
사기예방 효과에 2천만 이용자 돌파… 경기도, 서울보다 이용 활발
사용자 40% 25~44세 여성… 화성 95% ·김포 90% 등 '침투율' 높아
성남 판교에서 출발한 작은 거래 애플리케이션이 전국을 호령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판교장터'에서 '당신 근처의 장터'로 성장한 '당근마켓' 이야기다.
당근마켓의 시작은 조촐했다. 2015년 7월 '판교장터'라는 서비스로 처음 시작했다.
15일 당근마켓에 따르면 동네로 범위를 설정한 것도 바로 판교 주민임을 인증하기 위한 절차 때문이었다. 근거리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중고거래를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한 장치가 동네 거래였다.
특히 판교테크노밸리 근무자가 사용하는 경우엔 회사 이메일로 인증하고 회사명을 이름 옆에 보여주는 식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때문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그전까지 중고거래에서 빈번히 발생한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이 장치는 당근마켓이 시장 우위 지배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2015년 10월 서비스명을 당근마켓으로 변경한 뒤 2018년 4월 100만명·2020년 5월 1천만명 이용자를 돌파했다. 지난해는 특히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해 지난 4월 기준 이용자만 2천만명에 달한다.
경기도는 도농복합지역이지만, 도심 지역이 주를 이루는 서울시보다 오히려 당근마켓 이용이 활발하다. 해당 지역의 20~64세 주민등록인구 대비 당근마켓 이용자 비중을 뜻하는 '침투율'을 기준으로 서울은 65.14%의 침투율을 기록한 반면, 경기도의 침투율은 66.81%로 더 높다.
도내에서 당근마켓이 활발한 지역은 신도시 위주로 나타난다. 당근마켓 이용자의 40%가량이 25~44세 여성이다. 같은 연령대 남성은 24%가량으로 여성 이용자의 절반을 조금 넘긴 수준이다.
젊은 세대 부부가 많이 이용하고, 특히 부부의 경우 아내가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내의 지시(?)로 오프라인 거래에 나선 남편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도내 지역 중엔 화성시의 침투율이 95.67%로 가장 높고, 김포(90.91%), 평택(81.64%)도 이용자가 많은 지역에 속한다. 화성을 기준으로 하면 화성시 인구(86만명)에 육박하는 81만명가량이 화성 지역에서 당근마켓에 접속하고 있는 셈이다.
당근마켓에는 '안 써본 사람은 있어서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는 수식어가 붙는다. 직거래로 거래가 진행되기에 거래 사기를 당할 염려가 없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처분이 가능하며 날로 이용자가 증가해 거래가 성사되는 속도는 점차 올라가고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지난 2016~2019년 사이 480억원 규모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 유치 계획이 있다"며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당근마켓이 지역과 사람을 잇는 글로벌 커뮤니티 서비스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지영·김준석·이여진기자 sjy@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