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1위 울산과 FA컵 8강전
박 감독 "큰 산 넘었는데 또다시 산"
앞서 승리 행운 작용 전력보강 의지
강등 면하고 '4강 진출' 기적 희망
2021 FA(대한축구협회)컵에서 세미프로 K3리그 양주시민축구단(이하 양주)이 오는 8월18일 울산문수축구장에서 K리그1 1위 울산 현대를 상대로 '언더독의 반란'을 이어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양주는 지난달 26일 FA컵 16강에서 1부리그 우승후보 겸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10-9로 이겨 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양주의 사령탑인 박성배 감독은 16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전북 전에 이어 울산과의 8강전 대진이 확정된 것을 놓고 "헛웃음이 났다. 솔직히 감독 입장으로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팀 아니겠는가"라며 "큰 산을 넘었는데 또다시 큰 산을 넘는다는 게 버겁다는 생각만 반복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K3 팀 감독 입장에서는 어렵사리 8강에 진출해 한 단계만 더 넘긴다면 준결승까지 갈 수 있고, 이를 통해 선수들이 희망하는 1부 또는 2부리그에 진출하는 기회도 열려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은 7개 팀 중에 가장 상대하기 어렵고 최고의 골 결정력을 보유한 팀을 상대하게 된 것이다.
박 감독은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방송 3사의 취재요청과 유튜버들의 인터뷰 요구가 쇄도하는 등 나름의 인기를 몸소 깨우쳤다. 이를 통해 우리 팀이 어떤 것을 해야 할지 깨닫는 등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다"며 "어쨌든 정상을 밟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넘지 못할 산은 맞지만, 두 달 남짓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전북 전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할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양주는 1~3라운드와 16강전까지 단 1차례만 필드골에 의한 승리를 거뒀고, 나머지 3차례는 공교롭게도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이는 승부에 대한 간절함과 행운이 모두 깃든 것이라고 양주 스쿼드 안팎에서 여기고 있었다.
심지어 박 감독은 전북 전에서 PK를 예상, PK에 강한 골키퍼 권태양으로 교체하려고 했다. 그러나 다른 선수에게 문제가 발생해 마지막 교체카드를 사용하면서 PK 부분이 다소 취약하다고 평가한 골키퍼 박청효가 PK 10번째 주자로 나서며 상대 골키퍼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해 준준결승전 진출을 확정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이 드라마와 같은 활약상으로 울산 전을 대비하고 있는 양주이지만, K3리그에서는 7경기 동안 무승을 기록하며 13위로 추락한 처지다.
그는 "핑계로 들리겠지만, 리그 경기와 FA컵 일정이 하루 이틀 단위로 진행되면서 쉴 시간이 없었다. 팀 밸런스가 붕괴됐다"며 "구단의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 (금전적)피드백이 뒷받침되면 좋겠지만 다소 한계가 있고, 선수층마저 얇아 성적 관리가 잘 안 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FA컵 분위기를 이어가 K3 리그 강등을 면하면서, 축구에 마지막 꿈을 찾는 인재들이 내가 이곳에 있는 동안 더 찾아왔으면 좋겠다"며 "반드시 강등을 면하고 울산전에서 다시 한 번 기적을 쓰는 게 올해의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