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미래
'침묵의 미래 :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 전시. 2021.6.21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김애란 동명소설과 백남준 사유서 출발
코로나로 휴관 온라인 투어 영상 큰호응
2회 전시 연장 4600여명 관람 83% 만족


(사)한국박물관협회가 선정한 '제1회 올해의 박물관·미술관상' 기획전시 부문에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침묵의 미래 :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2020년 2월27일~8월30일)이 선정됐다.

전시는 언어의 행방을 질문하는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과 "미디어에 대한 모든 연구는 언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백남준의 사유에서 출발했다. 동시대 미술의 관점에서 둘 이상을 매개하는 미디어로서의 언어를 조명하고, 오늘날 언어 다양성을 환기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에서는 다양한 국적과 나이를 가진 작가들이 외국어, 수어, 점자, 비언어적 몸짓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언어와 연동한 언어의 양극화, 편견과 차별 등 주요한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고 언어의 힘과 실체를 탐구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 전시는 개막을 이틀 앞두고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로 박물관·미술관들이 문을 닫으며 관람객을 맞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백남준아트센터는 담당 큐레이터가 전시를 소개하는 온라인 전시 투어 영상을 제작하고, 라디오로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전시를 선보였다.

김윤서 백남준아트센터 큐레이터는 "미술관 문이 닫혀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했다"면서도 "관람객들에게 전시 콘텐츠를 소개해야 했기 때문에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기획전시 부문_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아트센터 전경. 2021.6.21 /한국박물관협회 제공

계속된 휴관으로 두 차례 전시회 기간을 연장한 백남준아트센터는 방역완화조치가 내려지면서 관람객을 받을 수 있었다.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아티스트 토크도 진행했으며, 모두 4천600여 명이 센터를 찾아 전시를 관람했다. 이후 설문조사에서 전시에 대한 만족도가 83%로 높게 나타났다.

김 큐레이터는 "언어 다양성에 대한 전시 주제 선정이나 언어 둘 사이를 매개하는 미디어로 바라보는 부분 등이 주제 면에서도 좋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로나19라는 트러블과 함께 전시하고 있지만, 적응해 나가며 계속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