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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지원센터, 행정-시민 뒷받침 기능
사업완료땐 철수… 직원 고용불안 문제
비영리조직과 계약 등 전문인력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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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은 공간을 넘어 삶을 바꾼다. 건축, 도시계획, 디자인, 사회적 경제, 마을 공동체 등 다양한 분야가 뒤섞인 복합 예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경기도청 주변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일하는 박재희(26) 주임은 원도심의 원형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참한' 도시재생의 매력에 빠졌다.

공교롭게도 박 주임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되살리는 예술 작업을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오거리에 살았다. 너무 어릴 때라 기억은 흐릿하지만, 그 시절 고등동오거리 골목길엔 술래잡기와 고무줄놀이를 하던 어린이들이 가득했다.

박 주임은 "학부와 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도시재생의 매력에 빠져 현장에서 일해보고 싶어 지원했다"며 "고등동오거리는 지금은 아이들의 흔적을 좀처럼 찾기 어려운 동네지만 지역의 역사 문화 자원을 활용해 사람들이 보다 잘살도록 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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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행궁동 도시재생 사업후 모습. 남수동 팔달문 공간정비. /수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는 대부분의 도시재생 사업지에 있다. 기초지자체 단위의 기초센터와 광역지자체 단위의 광역센터는 도시재생 사업을 행정과 시민 사이에서 뒷받침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현장센터가 사실상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현장지원센터는 경기도엔 44곳, 인천시엔 15곳이 있다. 1곳당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9명까지 총 150명이 근무(2020년 12월 말 기준)하고 있다. 현장 인력들에게 다만 아쉬운 점은 사업이 완료되면 센터 철수와 함께 퇴사해야 하는 고용불안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박 주임보다 1년여 일찍 입사한 윤준식(27) 대리는 "도시재생 현장 인력은 소모품에 가깝다"며 "애정을 가지고 사업을 하면서 큰 보람을 느낄 때도 있는데, 정규직 일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오래 일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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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행궁동 도시재생 사업후 모습. 남수동 집수리 사업 공사후. /수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과 상인들도 현장지원센터의 잦은 직원 교체에 피로감을 느꼈다. 지자체 행정기관이 직영으로 현장지원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담당 주무관이 바뀔 때마다 사업이 분절된다는 불만도 있었다.

한시적인 사업에 정규직 고용을 할 순 없지만, 전문 인력과 조직을 육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학계와 현장 모두 공감한다. 비영리조직(NPO)이 지자체와 계약을 맺고 도시재생을 전문으로 하는 일본의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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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행궁동 도시재생 사업후 모습. 행궁동 보도정비 사업. /수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전문 인력 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고자 지자체가 출자해 별도의 기구를 둔 도내 지자체는 수원시와 시흥시 두 곳이다.

특히 수원시는 2016년 세계 최초의 융·복합적 도시 거버넌스 기구인 수원지속가능도시재단을 설립, 도시재생기초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도시재생 담당 부서장과 공무원이 5년 이상 자리를 지키면서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 역시 주목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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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행궁동 도시재생 사업후 모습. 행궁동 보도정비 사업. /수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허현태 수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수원시는 지속가능한 도시에 관심을 두고 조직을 만들어 마을르네상스와 주거복지, 사회적 경제, 창업지원까지 다양한 사업부서가 협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와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며 "담당 부서 공무원들도 인사이동이 잦지 않아서 도시재생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역량이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글 : 김대현차장, 배재흥, 손성배기자
사진 :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 김동철차장, 장주석기자
그래픽 : 박성현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