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사능마을' 운영 20년째 기증
밑반찬 나눔·고구마·라면 등 후원도
저소득 어르신들 '하늘의 천사' 불러
"봉사를 하면 보람과 기쁨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행복을 두 배로 나누는 시간이 바로 봉사와 남을 배려하는 것입니다."
남양주시 진건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최기성(57) 위원장은 이렇게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진건읍 사능에서 '빵 굽는 사능마을' 제과점을 운영하는 최 위원장은 20년 동안 오후 영업이 끝나면 빵을 들고 푸드마켓을 찾아가 기증한다.
지난 1995년 남양주로 이사 온 그는 "봉사하고 싶다"며 적십자사를 찾아가 신청서를 내고 23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 위원장의 하루는 바쁘다. 오전에는 제과점에서 일을 하고 오후에는 진건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실과 적십자사에 발걸음을 한다.
월 2~3회 밑반찬을 만들어 32가구에 전달하는데 이 중 12가구에는 최 위원장이 직접 배달한다. 또한 여름철이면 휴경지에 고구마를 재배해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발생하는 후원물품도 앞장서 전달한다.
특히 홀로 사시는 노인분들이 많아 삼계탕, 라면 등 물품전달을 할 때면 말벗도 되어주고 집도 살피며 수리 봉사까지 나선다.
주위의 어려운 이웃 중 복지사각지대 대상자를 발굴해 읍사무소에 연계해주고 지원 모니터링하는 일 등도 세심하게 챙기고 아동 청소년 지원사업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6년째 진건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3년 전 밑반찬을 만들어 방문하던 홀몸 어르신의 발이 못에 찔려 쇳독이 오르면서 다리가 썩어 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모셔가 다리절단 수술을 했다. 경제적 능력이 없어 읍사무소와 연계해 수술비 전액을 지원한 적이 있다"며 "복지사각지대 이웃을 찾아 경제적 도움이나 후원을 연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 너무 가난했다며 제과점을 하면서 내가 만든 빵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일이 즐겁다"는 최 위원장은 수더분하고 말수가 많진 않지만 그의 얼굴에서는 따스함이 느껴졌다.
대부분 농촌으로 홀몸 노인들이 유독 많은 진건읍 주민들은 어르신들이 도와달라고 하면 언제든 달려오는 최 위원장에 대해 입을 모아 칭찬했다. 특히 저소득 어르신들께 "형님·누님"하며 친근하게 다가서는 그를 '하늘의 천사'라고 부르고 있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