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벤자마트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이민자대표협의회' 태국 대표 정 벤자마트씨는 "인천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2021.7.6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16개국 입장 대변 창구 역할 맡아
햇수로 25년째 정착 봉사도 꾸준
경제적 보탬 정책 소개·공유키로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은 인천과 경기도 부천·김포 등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을 돕기 위해 최근 '이민자대표협의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 베트남, 태국, 미얀마 등 16개국을 대표하는 16명의 이민자 대표는 인천출입국·외국인청과 외국인 정책 정보를 공유하고, 이민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이민자대표협의회 태국 대표로 참여하는 정 벤자마트(50)씨는 "초기 이민자들이 한국에서 겪는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알려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씨는 1997년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한국 생활만 햇수로 25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외국인이 많지 않았던 데다 동남아시아 출신 사람들을 차별하는 분위기가 많아 한국 생활 초기에는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1990년대 후반에는 태국 사람이 한국에 거의 없어서 길거리를 지나다니기만 해도 이상하게 쳐다보고, 심지어는 손가락질하는 사람까지 있었다"며 "일상생활을 위해 행정 관청을 방문해도 태국어나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컸다"고 회상했다.

결혼과 함께 한국에 정착한 정씨는 자신처럼 한국 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고국 사람들을 돕기 위해 봉사 활동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여유가 생긴 다음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며 "인천출입국·외국인청과 경찰서에 민원서류 등을 발급받으러 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통역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

그는 "외국인 중에는 한국에서 장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대부분이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들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 정부의 정책 지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다 보니 이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협의회가 인천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협의회에서 외국인도 받을 수 있는 정책이 소개되면 이를 여러 사람과 공유할 계획"이라며 "인천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의 삶에 보탬이 되는 협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