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말산업과 종사자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11일 과천시 렛츠런파크서울 경마경기장에서 무관중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2021.7.11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객장 입장 제한에 마권판매 어려움
종사자들 '온라인 발권 제외' 반발
"경륜·경정은 되는데 경마만 안돼"
반대 입장 농식품부 장관 퇴진 요구


 

"온라인 발매, 경륜·경정은 되고 경마는 시기상조?"

지난 5일 말산업 종사자 2만4천여명이 속한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상대책위)는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집회를 시작하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이보다 앞선 6월23일 온라인 마권발매를 허용하는 마사회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 및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온라인 경마도입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비상대책위는 "말산업 종사자와 그 가족까지 10만여 명의 생존권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농식품부 장관이 아무런 대안 없이 온라인 마권발매를 반대하는 것은 주무부처 장관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워 비판했다.

같은 날 한국마사회(이하 마사회) 전임직노동조합도 농식품부 앞에서, 마사회노조는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에 속한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마주협회, 서울경마장·부산경남·제주조교사협회, 한국말조련사협회, 한국경마기수협회 등은 물론 마사회 노조, 전임직노조 등도 예외없이 한목소리로 온라인 마권 발매를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마권발매란, 한국마사회법 제6조에 규정된 '마사회는 경마를 개최할 때에는 경마장 안에서 마권을 발매할 수 있다'는 조항을 수정해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이 연결되는 어디에서든 경마에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다.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이 지난해 8월에, 같은 당 윤재갑 의원이 9월에,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10월에, 같은 당 이만희 의원이 11월에 발의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하지만 지난 6월23일 법안소위 심사에서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의 반대로 계류돼 있다.


경인와이드 경마 무관중 경기10
11일 과천 렛츠런파크서울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 경기가 치뤄지고 있다. 2021.7.11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의 해당 위원회는 지난 5월 경륜·경정법을 개정해 온라인 발매가 내달 1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농식품부의 입장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와 입장을 같이 한다.

사감위 관계자는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에 "개정안은 불법도박과 청소년 도박을 늘리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온라인발매 신중론'을 제시했고, 농식품부 역시 "사행심리 확산과 청소년 접근 차단 등을 위한 기술적·제도적 준비가 덜 됐으니 이런 부분을 보완해서 (온라인 마권 발매를) 천천히 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사회를 비롯한 말산업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말산업이 '풍전등화'에 처해있어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2월23일부터 경마가 중단돼 경마상금만 지급한 터라 마사회 내 보유금(5월 말 기준 1천500억원)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2022년 마사회의 존폐까지 장담 못한다고 할 정도다. 때문에 고객이 객장에 입장하지 못해도 마권을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마권발매가 유일한 타개책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더해 마사회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살피면 온라인 마권발매 제도 도입으로 불법 시장 규모가 축소된 경우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사감위 관계자는 "온라인 제도 도입에 대한 논란이 있어 '온라인 발매제도가 도입되면 사행산업의 패턴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주제로 지난 6월 연구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마권 판매 85%·경륜 84%·경정 88% 급감… 산업 붕괴 위기)

/이귀덕·문성호·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2021071101000401100018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