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지난해 경주 57%만 진행
종사자 위한 상생경마 운영 '적자'
수천억원 보유금도 연내 고갈 예측
'상금 의존한 임금체계' 개선 시급
경륜 이어 경마 종사자 시위 나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경마·경륜·경정의 지난해 매출이 예년에 비해 5분의1도 안 됨에 따라 산업체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경영악화로 생계위기에 내몰린 경륜에 이어 말산업 종사자들까지 시위에 나섬에 따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실상 부도 위기…운영 중단 불가피
마사회는 2019년 7조3천572억원의 마권 판매가 2020년 1조890억원으로 85.2% 감소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도 경륜의 경우 2019년 1조6천억원에서 2020년 2천500억원으로 84.37%, 경정의 경우 6천억원에서 680억원으로 88.6% 각각 감소했다고 밝혔다. → 표·그래프 참조

특히 지난해 마사회는 2천726회의 경주를 예상했다. 하지만 이 중 57.48%인 1천567 경주만 열렸다(경마중단 일자별 운영 내용 표 참조).

지난해 2월23일부터 6월18일까지는 아예 경주를 한 번도 열지 못했고, 경마상금 없이는 말 관리 자체가 불가능한 까닭에 마주만 입장해 경마의 법적 조건만 맞추는 이른바 '상생경마'(1천16경주)가 주를 이뤘다.
상생경마는 마사회가 조교사협회 등에 말 유지 및 관리를 위한 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마사회의 매출과는 큰 관계가 없다. 상생경마가 열리는 주말이면 약 70억원의 비용이 수입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지출됐다.
상생경마 운영은 경마업계 종사자의 기본소득을 유지했지만 마사회의 적자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도의 15% 정도로 줄어든 상황에서 직원들의 임금을 줄이고 상금을 줄여도 2019년 2천449억원의 이익은 지난해 4천381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마사회의 수천억원 보유금도 경마상금, 인건비, 관리비 등으로 매달 400억원씩 지출돼 올해 말이면 자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경륜·경마 등 종사자 파업…내년 시행 불가능할 수도
경륜 선수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상금에 의존하는 임금 체계를 바꿔야 함을 깨닫고 지난 5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선수들은 매 경기에 나갈 때마다 참가 상금을 받고, 성적에 따라서 추가 상금도 받는 구조인데 코로나19로 인해 경륜경기가 열리지 못하면서 기본급 형태 전환을 요구한 것이다. 선수들의 요구가 내달 6일부터 있을 경기 재개와 온라인 발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말산업 종사자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불합리한 제도 등을 논할 수 있는 상황도 못 된다. 당장 온라인 마권발매가 허용되지 않으면 다시 경마를 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을 정도로 절박하다.
박영규 마사회 전임노조위원장은 마사회의 현재 재정으로는 내년 경마시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박 위원장은 "해마다 경마 운영을 위해서는 8천500억원가량의 자본이 필요한 데 마권 발매를 온라인까지 확대하지 않는 한 내년 경마시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노조도 온라인 마권발매를 요구하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귀덕·문성호·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