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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민자사업으로 추진된 1.84km 길이의 일산대교를 건너려면 편도 1천2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사진은 김포시 걸포동과 고양시 법곶동을 잇는 왕복6차로 일산대교. 2021.7.18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한강 교량 평균 이격 1.6㎞ 인데
김포대교와는 8㎞ 이상 떨어져
인천·서울시민도 통행량 상당
신도시 교통 해결 '정부 역할론'


일산대교는 주변에 대체도로가 있을 때에 통행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유료도로법에도 어긋난다. 유료도로법에는 '그 부근에 통행할 다른 도로가 있어 신설 또는 개축할 그 도로로 통행하지 아니하여도 되는 도로'는 통행료를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또 도로관리청은 징수한 통행료를 도로건설·개축비용 원리금 상환 및 도로관리비용 이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도 규정하고 있다.

일산대교는 유료도로법과 무관하게 BTO사업으로 추진됐지만 현행법과의 충돌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대한교통학회가 주최한 '공정한 민자도로를 위한 토론회'에서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일산대교는 가장 가까운 김포대교와 8㎞ 이상 떨어져 있고 서울시 내 다른 한강 교량 평균 이격 거리는 1.6㎞다. 통근·통학 등 빈번한 이동이 요구되는 도시생활권역에서 (일산대교로)3분이면 이동할 구간을 22분 이상 돌아가야 하는 다리를 대체도로라 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1천254억원에 일산대교를 인수한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일산대교(주) 지분 100%를 보유한 단독주주인 동시에 자기대출 형태로 자금 차입을 제공한 투자자다.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서북권 주민들은 통행료를 통해 매년 8%의 선순위 차입금 이자를 국민연금공단 측에 주고, 경기도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474억7천여만원의 MRG를 지급했다.

유 교수는 "일산대교처럼 무리하게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된 사례가 있다면 정부가 이제라도 끼워진 단추를 모두 풀고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변이 급격히 변화한 점도 '정부 역할론'에 불을 붙인다.

일산대교는 원래 국가지원지방도로로 계획됐으나 IMF로 국가 재정이 어려워져 보류됐다가 1998년 민자유치 대상사업에 등록됐다. 하다못해 2003년 착공 당시와 비교해봐도 현재 일산대교 일대는 김포한강·검단·운정·창릉·대장·계양 등 신도시가 들어서고 남북교류사업, 킨텍스, 산업단지 등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

서북권 지자체 관계자는 "일산대교 통행량은 2019년 7만3천여대로 개통 첫해의 3.3배를 기록했고 계속 늘고 있다. 고양·김포·파주뿐 아니라 인천과 서울 시민, 업무와 여가 목적 통행량도 상당하다"면서 "민자사업으로 갈 수밖에 없던 과거 특수상황을 참작해 정부가 일정 부분 나서줘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주영 국회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의 SOC사업 재구조화 과정에서 주무관청이 중앙부처일 때 국가재정이 투입된 사례는 있다"며 "일산대교 주무관청은 경기도이지만 한강에서 유일하게 통행료를 내고, 정부가 추진한 신도시의 교통문제를 결자해지하는 차원에서 국가재정 투입방안도 당연히 고려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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