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진 지역 특징·정체성 확립 노력
연말 발굴 끝내고 재현행사 등 기대
초등학교 중심으로 저변확대 활동도

"맥이 끊기기 전에 되찾아야죠."
지난 1년 동안 의왕문화원 강당은 우리 장단 배우는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청소년과 성인 30여 명은 의왕농악 발굴을 앞두고 발굴한 농악을 연주할 수 있도록 기본기를 닦았다. 문화원은 농악 교육뿐 아니라 잊힌 의왕농악 발굴을 위한 사전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의왕의 농악과 노동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 연말에는 '의왕농악 발굴의 의미와 문화적 가치'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발굴 작업에 나선다. 경기도 중서부 해안지역 농악과의 비교를 통해 의왕농악만의 특징을 찾고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의왕문화원 이동수 원장이 의왕농악을 발굴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취임 직전인 2019년 9월이었다. 경기도민속예술제에 참석한 그는 다른 시가 저마다의 농악대를 앞세워 화려하게 등장하는 데 비해 의왕시는 조촐한 규모로 입장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 원장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시 규모가 커진 인근 시들에 비해 의왕시는 재정규모가 작은 탓에 문화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적었다. 문화원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의왕농악의 존재가 조금씩 드러났다. 부곡 지역에 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대부분 과거 농악대의 자손들이었다.
이 원장은 "이 분들의 연세가 70~80이라 의왕 농악의 맥이 끊기기 직전이다"며 "마음이 급해져 우선 사비를 들여 조사를 하고 교육 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원은 시흥시의 농악 복원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부지런히 만났다. 시도 예산을 편성해 힘을 보탰다. 오는 연말에는 발굴 사업을 끝내고 의왕농악 연행 재현 행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원장은 "아직 의왕 농악은 어떤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열의를 가지고 돕고 있다. 배우는 학생들도 금방 우리 장단에 빠져들어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지금은 코로나로 중단됐지만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농악 교육도 지속해서 의왕 농악의 저변을 넓히고, 내년에는 보존회도 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왕/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