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틈틈이 시험 준비한 '전문가'
이물질·단수 등 종종 사고 겪기도
행정 꾸준히 발전… 불신 해결 숙제
"일과 자격증 공부를 병행하는 게 힘들었지만, 후배 공무원들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 주게 돼 기쁩니다."
지난 5월 2021년 정기 기술사 123회 '상하수도기술사' 시험에서 최종 합격한 하남시 친환경사업소 하정태(51·토목 6급) 상수도공사 팀장.
하남시 전·현직공무원 중에서 상하수도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김재남 전 국장과 하 팀장 단 2명뿐이다. 하 팀장에게 상하수도기술사 자격증 취득을 권한 사람도 바로 김 전 국장이다.
상하수도기술사는 상하수도 공학과 시공에 있어 고도의 전문 지식과 현장 실무 능력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정부가 인정하는 최고의 전문자격이다. 하 팀장은 업무 외 시간을 활용해 지난 10년간 틈틈이 기술사 시험을 준비한 끝에 합격했다.
하 팀장은 "김 전 국장이 상하수도기술사에 도전해 보는 게 어떠냐고 해 시작했는데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시의원들도 하 팀장을 추천할 정도로 하남시내 상수도 전문가로 손꼽힌다. 그는 상하수도협회 자문위원, 국토지리정보원 평가위원도 맡고 있다.
특히 2019년 여름 인천 수돗물 유충사태 이후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최근 상수도과는 대표적인 기피 부서로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하 팀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하 팀장은 "지난해 이물질과 단수 등 몇 건의 큰 상수도 관련 사고가 있었다"며 "하남시는 신도시 등 급격한 도시개발로 인해 외형적인 성장을 하면서 성장통을 앓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00억원을 들여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하고 꾸준히 노후관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며 "성장통을 겪으면서 하남시의 상수도 행정도 발전해 가고 하남시의 우수한 수돗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수돗물 홍보와 강연, 견학을 펼쳐오고 있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불신이 높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하 팀장은 "자다가 전화가 오면 혹시 상수도 사고가 난 것이 아닌지 가슴이 마구 뛸 정도로 트라우마가 있다"면서도 "효과적인 수질관리로 시민들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한다는 책임감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