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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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도로와 인천 남동구 논현2택지개발지구를 연결하는 '소래IC' 설치를 둘러싸고 인천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해당 지역 택지 개발을 추진한 LH가 소래IC 설치가 마무리될 때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LH는 소래IC 건설을 추진해야 할 법적 근거가 사라져 소래IC 건설을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LH는 최근 이 문제로 인천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인데, 인천시와 LH는 서로 상대방이 무리하고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24년 된 소래IC 설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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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와 LH가 남동구 논현동 소래IC 설치를 둘러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서로 상대방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인데,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2021.7.2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소래IC 설치 계획이 처음 수립된 건 24년 전이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 33 일대 청능대로와 주변을 지나는 영동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도로다.

남동국가산업단지와 인천항의 물동량 처리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인천시가 계획해 1997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했다. 이후 국토교통부(당시 건설교통부)로부터 소래IC 연결 허가를 받았다. 이때 영업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비슷한 시기 소래IC 설치 예정 지역 인근 논현2지구 택지개발사업에 나선 LH(당시 대한주택공사)가 이 사업을 맡게 된다. 논현2지구 택지개발사업 승인을 위한 심의 과정에서 교통영향평가위원회가 소래IC를 사업자인 LH가 맡는 게 타당하다고 결정한 게 주된 요인이었다.
 

인천시, 1997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
인근 논현2 개발 나선 LH 사업 맡아

인천시는 이 사업의 실시계획을 승인할 때 조건으로 이 결정 내용을 반영했다. 2000년 무렵이다. 이후 소래IC 건설을 위한 인천시, LH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와 주민 협의가 다방면으로 진행됐다.

협의는 쉽지 않았다. 정부의 요구대로 통행료를 받는 영업소를 설치하게 되면, 무료 구간이었던 영동고속도로 군자영업소에서 서창JC 구간 약 10㎞가 유료 구간으로 바뀌게 돼 시민 반발이 우려됐다. 화물차 통행량 증가도 논란거리였다. 소래IC 설치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선 찬반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진통 속 장기화 된 소래IC 설치

이런 협의가 이어지는 사이 논현2지구 택지개발사업은 지속해서 추진됐고, 2010년 사업을 준공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는데, 논현2지구 택지개발사업에 대한 준공 처리가 안 돼 있으면 주민들이 소유권 이전, 등기, 대출 등의 과정에서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인천시와 LH는 협의 끝에 논현2지구 택지개발사업 부지를 아파트 등이 들어선 1공구와 소래IC 예정 부지가 있는 2공구로 나누기로 하고, 1공구를 먼저 준공 처리했다. LH는 이 과정에서 '소래IC 건설을 약속하고 미설치 시엔 450억원(영업소 설치비는 협의)을 지급하겠다'는 확약서를 인천시에 제출했다.  

  

정부 영업소 조건, 유료화 반발 우려
1공구 준공 LH 미설치땐 450억 확약
요금소 미설치 요청, 정부 수용 곤란
협의 지연에 사업비 1천억대로 '눈덩이'


소래IC 설치 협의는 이후 다시 진행됐다. 하지만 뚜렷한 진척을 보지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 사업비 문제도 컸다. 영업소 설치와 부지 보상 등에 1천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돼야 할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LH가 부담키로 한 450억원 외에 700억원의 사업비가 더 들어가야 했다.

인천시는 영업소를 설치하지 않고 소래IC를 만들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정부에 했지만, 국토교통부는 가뜩이나 정체가 심한 영동고속도로 무료 구간이 소래IC 연결로 인해 혼잡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와 이용자 간의 형평성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용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LH는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약속대로 450억원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인천시에 수차례 전달했다. 반면 인천시는 정부가 영동고속도로 군자영업소를 소래IC 예정 부지 인근으로 옮기고 일대 도로를 확장하는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해 LH가 소래IC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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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와 LH가 남동구 논현동 소래IC 설치를 둘러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서로 상대방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인데,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2021.7.2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소래IC 설치 갈등… 결국 소송전

협의가 진행되던 올해 4월, 인천시는 LH에 도시교통정비촉진법상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다. 논현2지구 택지개발사업 승인 조건이기도 했던 교통영향평가위원회 결정 내용(소래IC 설치)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취지였다.

LH는 이에 반발했고, 인천시가 지난해 고시한 소래IC의 도시계획시설 폐지 결정 문제를 제기했다. 인천시는 1997년 결정된 소래IC 도시계획시설사업이 장기간 시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래IC의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폐지했다.


시설 결정이 폐지된 만큼, 소래IC를 설치할 법적 근거가 사라졌다는 게 LH 주장이다. LH는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한 '개발계획승인 처분 중 조건 무효 확인' 소송을 최근 인천지법에 제기했다.

인천시에 지급하기로 했던 450억원은 택지개발사업 준공 후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개발부담금'으로 납부하면 된다는 입장도 나타내고 있는 상태다.

LH 관계자는 "소래IC 설치와 관련해 인천시가 (우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본다"며 "지난 20여 년간 논현2지구 택지개발사업 승인 조건인 교통영향평가위원회 결정 이행을 위해 소래IC 추진을 위한 시행 방안과 타당성 검토 용역 시행, 부담금 납부 등을 성실히 협의했다"고 했다.

LH는 이번 소송의 법리적 판단 결과를 성실히 따를 방침이다.
 

市, 미이행 과태료 예고… LH, 訴 제기
LH "시설 결정 폐지… 개발부담금 가능"
市 "교통영향평가委 결정 따라야" 대응
'상대방 부당' 상반된 주장 공방전 예상

인천시는 LH의 주장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소래IC 설치는 논현2지구 택지개발사업 교통영향평가위원회의 결정을 바탕으로 추진돼왔다는 것이다. 도시계획시설 결정 폐지와는 관계없다는 취지다.

인천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폐지됐다고 해서 교통영향평가위원회가 결정한 이행 사항이 소멸되는 건 아니다"라며 "애초 인천시가 추진했던 사업을 LH가 부당하게 맡은 것처럼 주장하고도 있는데, 그렇다면 그때 문제를 제기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LH의 주장이 부당한 측면이 많은 만큼, 소송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