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철원서 공수한 콩… 든든한 콩국수
해물 가득 정통 순두부 보기 드문 '별미'
건강한 기분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기에 콩국수만한 음식이 없다. 소면과 중면, 직접 반죽한 동그란 국수 등 다양한 가락이 사용된다. 맑거나 걸쭉하게, 보드랍거나 거칠게 국물의 변주도 가지각색이다.
콩국수의 계절이다. 열섬을 비껴간 한적한 교외의 '계산칼국수(인천 계양구 소재)'는 진한 콩국물에 칼국수면을 말아서 내놓는다.
이 집 콩국수를 자꾸 찾게 되는 이유는 쫄깃쫄깃한 면발과 담백한 콩국물 때문이다. 얼마나 정성스럽게 치댔을지 상상케 하는 쫀득한 면은 길쭉한 수제비 정도의 식감을 생각하면 된다. 콩국물의 씹히는 맛이 있는 고소함과 깨끗한 뒷맛의 조화는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계산칼국수는 원래 뜨끈한 해물칼국수와 닭칼국수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데도 올여름 이 집에 수십 번을 드나드는 동안 두 메뉴를 먹어본 적이 없다. 그만큼 콩국수가 맛있다.
콩국물은 주인장 고향인 강원도 철원에서 콩을 공수해 만든다. 원재료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텁텁하지 않은 적당한 걸쭉함을 유지하면서 국물에는 최소한의 고명을 정갈하게 얹는다.
차가운 콩국물은 콩 향이 안 나고 잘못 요리하면 비릿하기 쉬운데, 이 집은 소금을 넣지 않은 상태에서도 국물이 깊고 깔끔하다. 뱃속 꽉 차게 벌컥벌컥 들이켜도 속은 편안하다.
중독성이 있어 일주일 내내 콩국수 먹으러 이 집에 간 적도 있다. 6일째에 순두부로 한 번 틀어주니 무리가 없다. 홍합과 바지락·새우·미더덕 등을 넣은 해물순두부가 또 별미다. 요즘 보기 드문 정통파 순두부찌개다.
하루는 '콩칼수제비'를 만들 생각이 없느냐고 주인장에게 물었더니 "주방에 여력이 없다"며 웃음을 터뜨린다. 콩국수는 언제까지 하냐니깐 "더울 때까지"라고 한다. 선선한 계절을 떠올리니 벌써 서운해진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