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건강해야 시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어요. 힘내세요."
안산에서 익명의 한 천사가 폭염 속에 방호복과 마스크로 중무장한 채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보건소 직원들을 위해 '통큰' 선행을 베풀어 무더위로 지친 의료진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줬다.
27일 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9시 상록수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담당하는 부서로 "고생하는 선별진료소 근무자들을 위해 냉각조끼 100개와 아이스박스 100개를 기부하겠다"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익명의 이 남성은 며칠 전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땀을 뻘뻘 흘리는 의료진을 보고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통화 후 1시간 뒤 상록수보건소에는 그의 말대로 냉각조끼 100개와 아이스박스 100개가 배송됐다. 물품 가격은 냉각조끼 1개당 15만원 상당, 아이스박스는 5만원 상당으로 모두 2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나 현장에서 그 가치는 훨씬 더 컸다.
연일 35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냉각조끼는 1시간 조금 넘으면 녹기 일쑤였는데, 이 익명의 천사의 기부로 의료진들은 냉각조끼가 녹자마자 바로 교체를 할 수 있어 더위를 조금이나마 더 식힐 수 있게 됐다.
이 남성은 "보건소 직원들이 건강해야 우리(시민)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며 "너무 고마워하지 말고 앞으로도 시민을 위해 고생해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