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최북단 천혜 자연의 보고, 연천 9경(景) 보러 갈까'.
2023년까지 '연천 방문의 해'를 정한 연천군이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로 관광객들의 시선 모으기에 주력하고 있다.
연천의 동·서·남·북 비경 거리를 종합한 군은 스마트 전자지도를 통해 읍·면별 볼거리를 제공하고 수많은 문화·역사·자연 볼거리 중 연천에 오면 반드시 구경해야 할 목록을 지정했다. 군이 지정한 9경을 살펴본다.
1경(景) 재인폭포
= 재인폭포는 한탄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형 중 한 곳으로 군의 대표적인 명승지이다. 지장봉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평지가 움푹 내려앉으며 폭포를 이루게 되었다. 재인의 아내를 탐한 고을 수령이 재인에게 폭포 계곡 사이에 줄을 걸고 줄타기를 시킨 후 재인이 줄 가운데 이르자 줄을 끊어 죽게 하였다는 안타까운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검은빛 화강암·현무암과 조화 '재인폭포'
아내 탐한 고을 수령에게 죽임 당한 전설
폭포의 길이는 18m이고 주위는 길이 100m, 너비 30m, 깊이 20m 정도로 큰 Y자형 협곡을 이루며, 검은빛을 띠는 화강암·현무암 등이 계곡과 조화를 이룬다. 폭포 옆에는 마실 수 있는 석간수가 솟아나며 폭포 아래는 수려한 계곡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출렁다리가 설치돼 있다.
2경(景) 호로고루성
= 호로고루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구려 유적으로 임진강, 한탄강 주상절리 절벽을 활용해 조성된 강안 평지성이다. 5~7세기께 백제, 신라의 치열한 영토 분쟁 속에서 고구려가 백제, 신라 북진정책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요충지로 이용했다.
가을에는 장남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호로고루성 주위에 파종한 해바라기가 만발해 통일바라기 축제를 개최해 관광객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3경(景) 임진강 주상절리
= 임진강 주상절리는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합수머리(도감포)에서부터 북쪽으로 임진강을 거슬러 마치 병풍을 쳐 놓은 것 같은 아름다운 수직의 주상절리가 수 킬로미터에 걸쳐 발달해 있는 국내에서도 유일한 곳이다. 북한 평강군 오리산과 680m 고지에서 분출한 용암은 옛 한탄강의 낮은 대지를 메우며 철원~포천~연천 일대에 넓은 용암대지를 형성하였고 임진강을 만나 임진강 상류쪽으로 역류하면서 현무암층이 만들어졌다.
'호로고루성' 가을엔 해바라기 만발 '인기'
병풍을 쳐놓은 듯 절경 '임진강 주상절리'
'전곡리 유적' 일대 아슐리안형 석기 발견
화산활동이 끝난 후 용암대지가 강의 침식을 받게 되자 강을 따라 기하학적인 형태의 현무암 주상절리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4경(景) 연천 전곡리 유적
= 우리나라는 물론 동아시아 구석기 유적지를 대표하는 전곡리 선사유적지(사적 제268호)는 전곡읍 시가지 남쪽, 한탄강이 감싸고 도는 현무암 용암대지 위에 자리해 있다. 1978년 4월 한탄강 유원지에 놀러왔던 미군 병사 그렉 보웬은 일부러 깎아낸 듯한 모양의 돌을 발견했고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보웬은 그것이 심상치 않은 돌임을 직감했다. 그는 비슷한 형태의 돌 4개를 주워 당시 서울대 고고학과에 재직했던 고 김원룡 교수에게 알렸다.
이것이 바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지, 연천 전곡리 선사 유적의 발단이다.
발굴이 본격화되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던 이 현무암 일대에서 주먹도끼와 자르개 등 석기들이 발견됐다. 특히, 석기는 동아시아에서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던 '아슐리안형'임이 밝혀지면서 세계 고고학계를 놀라게 했다.
5경(景) 태풍전망대
= 태풍전망대는 중면 횡산리에 있는 대한민국 국군 관할 전망대다.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비끼산 최고봉인 수리봉에 자리잡고 있다.
1991년 12월3일 무적태풍부대에서 개관한 뒤 현재까지 100만명 이상 방문객이 다녀간 국민 안보교육의 장이다.
휴전선 인접 '태풍전망대' 안보교육의 장
'전곡선사박물관' 구석기 문화 전시공간
유영호作 '그리팅맨' 북녘 땅 한눈에 조망
높이는 264m이며 전망대에서 휴전선까지는 800m, 북한군 초소까지 1.6㎞ 떨어져 있어 북한 농장이 내려다보이며 맑은 날에는 개성 부근까지 볼 수 있다.
6경(景) 전곡선사박물관
= 전곡선사박물관은 동아시아 최초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발견으로 세계 구석기 연구의 역사를 다시 쓰게 만들었던 역사적 현장인 전곡리 구석기유적에 건립된 유적박물관이다. 전곡리 구석기유적지에서 출토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등의 구석기 유물들을 중심으로 인류의 진화와 구석기시대 문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의 유물들로 전시공간을 구성하였다.
7경(景) 그리팅맨
= 그리팅맨은 유영호 작가가 만든 조각상으로 군남면 옥계리 옥녀봉에 위치해 있다. 15도 각도로 고개와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서로에 대한 배려, 존중, 평화 의미를 담고 있다.
옥녀봉은 해발 205m로 이곳에 오르면 북녘땅과 연천군 전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다.
8경(景) 숭의전
= 숭의전은 미산면에 있으며 사적 제223호이다. 조선 태조 때인 1397년 귀의군 왕우에게 이 지역의 봉토를 주고 머물면서 고려 태조의 묘를 세우도록 했다. 정종 때인 1399년 숭의전 건물을 짓고 고려 태조와 8왕(혜종·현종·원종·충렬왕·성종·경종·문종·공민왕)의 제사를 받들도록 했다. 그러나 세종 때인 1425년 예법에 제후는 5묘를 세워야 하는데 고려의 8위는 부당하다 하여 태조·현종·문종·원종 4위만을 받들도록 했다. 1451년 문종은 고려 현종의 후손이 공주에 사는 것을 찾아내 그에게 순례란 이름을 지어주고 3품 관직과 토지·노비를 지급하여 제사를 받들도록 하고 숭의전이라 명명했다.
정종 때 지어 태조 등 제사 받든 '숭의전'
'차탄천 주상절리' 지질체험학습장 활용
정전·후신청·전사청·남문·수복사 등이 있었으나 6·25전쟁 때 모두 소실되었다. 1973년 왕씨 후손이 정전을 복구했다.
9경(景) 차탄천 주상절리
= 차탄천 주상절리는 연천군 은대리 차탄천 일대에 위치하는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로서 신생대 제4기에 분출한 현무암이 옛 한탄강을 따라 흐르다가 차탄천을 만나면서 역류하여 흘렀던 지역에 해당한다. 차탄천 주상절리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비교적 가까운 지역에서 현무암층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차탄천을 따라 트레일 코스가 개발되어 현무암의 클링커, 가스튜브구조, 베개용암, 백의리층 등을 모두 볼 수 있어 지질체험학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