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컷 (4)
용인에 살며 나눔을 펼치고 있는 장애인 조현증씨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2021.8.2 /용인시 제공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받은 도움을 이제는 돌려드리며 사는 것이 제 삶의 이유입니다."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에 살고 있는 조현증(46)씨.

조씨는 2015년 등산을 하다 불의의 추락 사고로 사지가 마비되면서 지체 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사고 이후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손 하나 꼼작할 수 없는 그이지만 나눔에 대한 열정만큼은 불편한 몸이 장애가 된 적이 없었다.

그는 사고 이후 도움을 받았던 주변의 손길에 보답하기 위해 기초생활수급비를 조금씩 모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조씨는 2019년부터 어렵게 모은 돈으로 명절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때면 그냥 넘기지 않고 자신보다 더 힘들고 소외된 이웃에게 성금과 떡, 치킨 교환권, 설렁탕 등을 꾸준히 후원해 오고 있다. 나눔에 대한 욕심이 커져 지난해부터는 주차 안내, 문서 작성 등 다니고 있는 교회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으고 있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한 달에 60만원 남짓한 기초생활수급비를 쪼개 모으고 불편한 몸으로 일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눔은 어느새 그를 살게 하는 삶의 이유이자 목표가 됐다. 


등산 도중 사고 지체 장애 1급 판정
올 추석 어르신들에 식사대접 계획
"세상은 혼자 아님을 알리고 싶어"


그의 헌신을 보고 주변 사람들도 하나둘씩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바로 옆에서 생활을 돕고 있는 요양보호사는 물론 주변의 식당 등에서 현금을 보태거나 할인 혜택을 지원하는 등 함께하고 있다.

조씨는 올 추석에 또 하나의 나눔을 계획하고 있다. 집 근처 추어탕 가게에서 할인 혜택을 받아 혼자 사는 어르신 50여분을 모시고 추어탕을 대접할 계획이다.

그는 "사고 이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절망적인 시간을 보냈지만 저를 세상 밖으로 꺼내 놓은 것이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과 나눔이었다"며 "그들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시작했던 작은 나눔이 이제는 내가 사는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며 "힘이 닿는 한 나눔을 계속하면서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꼭 알려드리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용인/박승용기자 psy@kyeongin.com

2021080101000000600055902